한국의 고등교육 투자 규모가 다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에 따른 상대적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9일 ‘OECD 교육지표 2025’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매년 OECD 회원국 38개국과 비회원국 11개국 등 총 49개국을 대상으로 교육재정과 학생·교원 현황 등 교육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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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인당 교육비 1199만원…OECD 평균은 1749만원
조사 결과, 고등교육(대학·대학원) 단계의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교육비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2년 기준 한국의 고등교육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은 전년보다 8% 증가한 1만4695달러(약 1199만원) 였다. OECD 평균(2만1444달러·약 1749만원)의 68.6%에 그쳤다.
반면 한국 초등교육와 중등교육(중·고교) 단계의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각각 1만9749달러(약 1611만원), 2만5267달러(2061만원)로 OECD 평균(초등 1만2730달러·2만1444달러)을 웃돌았다.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인건비, 장학금, 연구개발비 등 정부와 민간이 학교에 투자한 비용을 학생 수로 나눠 산출한다.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17년 간 등록금 인상 규제와 초·중등 분야에 편향된 재원 배분 등으로 고등교육 재정 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인재 육성 등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고등교육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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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고등교육 이수율 17년째 1위…임금 격차는 확대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1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지만, 학력에 따른 상대적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만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48.4%다.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같은 해 고용률은 76.1%로 OECD 평균(79%)에 미치지 못했다.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도 전년보다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가정하면 우리나라에서 전문대 졸업자는 109.9%,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32.5%, 석·박사 학위를 가진 대학원 졸업자들은 176.3%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2022년의 경우 전문대 졸업자의 임금 수준은 109.2%, 대학 졸업자 132.5%, 대학원 졸업자 176%로 집계됐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코로나 극복 이후, 주로 고학력자들이 진출하는 정보기술(IT)나 인공지능(AI) 등 특정 신산업 분야에 자본이 몰리면서 학력별 임금 격차도 커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성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명문대 졸업장이 가진 프리미엄이 큰 우리나라에서 대졸자들은 자연스레 임금이 높은 1차 노동시장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로 인한 임금 격차도 확대 된다”며 “이런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질 경우 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 저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