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그가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으로 선임됐다.
노팅엄은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포스테코글루를 1군 팀 감독으로 임명하게 돼 기쁘다. 그는 25년 이상 지도자 생활을 해 왔으며 최고 수준 리그에서 꾸준히 경쟁하고 우승을 거머쥔 경험을 갖고 트렌트 사이드에 도착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브리즈번 로어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며 두 팀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21년 6월 셀틱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글래스고에서 성공적인 임기를 보낸 그는 스코틀랜드 데뷔 시즌에 '도메스틱 더블'을, 두 번째 시즌에는 트레블을 달성하며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랐다"라고 소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년 토트넘 지휘봉을 잡으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노팅엄은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감독으로서 잉글랜드 무대에 합류했고, 첫 시즌을 리그 5위로 마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달성하며 토트넘이 17년 만에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도록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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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경질한 지 채 24시간도 되지 않아 새 사령탑을 선임한 노팅엄이다. 노팅엄은 같은 날 "최근 상황에 따라 누누 감독이 오늘부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토트넘에서 성공적인 시기를 함께한 그의 기여, 특히 2024-2025 시즌 보여준 성과에 감사하다. 그와 함께한 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누누 감독과 작별을 발표했다.
누누 감독은 지난 2023년 12월 스티브 쿠퍼 감독의 뒤를 이어 노팅엄 지휘봉을 잡은 지 20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당시 소방수로 나섰던 그는 노팅엄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끌었고, 지난 시즌엔 팀을 리그 7위로 올려두며 1994-1995시즌 이후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그 덕분에 노팅엄은 30년 만에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게 됐다.
다만 노팅엄은 지난 시즌 막판까지 3위 경쟁을 펼치다가 미끄러졌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게다가 이번 시즌 초반엔 다소 헤매면서 리그 10위에 머물고 있다. 불과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던 토트넘 시절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기대만큼의 모습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해고 이유는 구단과 불화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누누 감독은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구단주와 갈등을 빚어 2주 전부터 거취가 위험했다. 그는 구단의 이적시장 행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고, 아스날에서 새로 데려온 에두 가스파르 풋볼 디렉터와도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둘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누누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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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호 경질을 발표한 노팅엄.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얼마 전 토트넘에서 해고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팀의 미래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당장 오는 13일 아스날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속전속결로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것.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우리는 입증되고, 일관된 우승 트로피 기록을 가진 감독을 클럽에 데려왔다. 포스테코글루는 최고 수준의 팀 코칭 경험과 노팅엄에서 우리와 함께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그는 우리의 여정을 돕고, 모든 야망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환상적인 사람"이라고 반겼다.
이어 그는 "우리는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뒤 매 시즌 꾸준히 성장했고, 유럽대항전 진출까지 성공했다. 이제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고,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올바른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를 수행할 자격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 그가 우리의 야심찬 여정에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환영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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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약 3달 만에 프리미어리그 감독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6월 토트넘에서 경질됐다. 이유는 심각한 성적 부진. 지난 시즌 토트넘은 리그 22패를 기록하며 38경기 체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강등되지 않은 팀 중 최다 패배라는 불명예를 썼고, 리그 17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극단적인 공격 전술과 허술한 압박 수비로 문제를 노출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 다만 그는 잊지 못할 업적도 남겼다. 감독은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며 구단의 오랜 무관 역사를 끊어낸 것.
토트넘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17년 만, 유럽대항전 우승은 41년 만의 경사였다. 그 덕분에 손흥민도 꿈에 그리던 첫 우승과 함께 토트넘을 떠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우승한지 16일 만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토트넘은 "보드진은 만장일치로 변화가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론 내렸다. 지난 리그 66경기에서 승점 78점을 얻는 데 그쳤다"라고 전했다.
2년 만에 토트넘을 떠난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는 노팅엄뿐만 아니라 알 아흘리, 브렌트포드, 손흥민이 뛰고 있는 LAFC, 레버쿠젠, 페네르바체 등 여러 팀과 연결됐다. 그중에서도 노팅엄이 내민 손을 잡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재기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성과를 낸 누누 감독과 정반대이기에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