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 인터 마이애미)가 빠진 아르헨티나가 와르르 무너졌다. 퇴장에 페널티킥 헌납까지 겹치면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무려 10년 만에 무릎 꿇었다.
아르헨티나는 10일(한국시간) 에콰도르 과야킬의 에스타디오 모누멘탈 방코 피친차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0차전에서 에콰도르에 0-1로 패했다.
두 팀은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손에 넣은 상태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17경기에서 승점 38점을 거두며 예선 1위를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다만 에콰도르는 콜롬비아, 우루과이, 브라질, 파라과이(이상 승점 28)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에 승점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이날 에콰도르는 홈경기인 만큼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평소에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1골 차 승부를 펼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만큼은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 아르헨티나 골문을 두드렸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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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9분 에네르 발렌시아가 수비 뒤로 빠져나간 뒤 슈팅했지만,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2분엔 아르헨티나 수비가 걷어낸 공이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지만,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닐손 앙굴로가 관여하면서 득점 취소됐다. 2분 뒤 앙굴로의 위협적 슈팅도 골키퍼에게 잡혔다.
좀처럼 0의 균형이 깨지지 않던 상황. 퇴장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31분 아르헨티나 센터백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은 발렌시아를 뒤에서 밀어 넘어뜨린 것. 주심은 오타멘디에게 레드카드를 줬다. 오타멘디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예선 최종전에서 다이렉트 퇴장당하면서 본선 조별리그에서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공격수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빼고 수비수 후안 포이스를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사고가 터졌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경합 상황에서 앙헬로 프레시아도를 팔꿈치로 가격한 것. 오랜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발렌시아가 득점하며 자신의 A매치 '센추리 클럽' 가입 자축포를 터트렸다.
에콰도르도 후반 4분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하는 변수가 생겼다. 남은 40분은 10명 대 10명으로 싸우게 된 양 팀. 하지만 메시에게 휴식을 부여한 아르헨티나 공격은 무뎠고, 끝내 에콰도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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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콰도르가 남미 예선 1위 아르헨티나를 잡아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0년 만에 승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에콰도르는 승점 29를 기록하며 예선 2위로 월드컵 본선에 향하는 데 성공했다. 3위 콜롬비아와 6위 파라과이까지는 모두 승점 28로 동률, 골득실로 순위가 갈렸기에 더욱 달콤한 승리였다.
또한 에콰도르는 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를 잡아내면서 FIFA 랭킹 포인트도 상승하게 됐다. 현재 FIFA 랭킹 25위인 에콰도르. 앞으로 경과에 따라 23위 한국을 추월할 수도 있게 됐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이번 패배에도 큰 타격이 없다. 이미 남미 예선 1위를 확정한 지 오래고 월드컵 본선 1시드도 확정적이다. 다만 FIFA 랭킹에서는 스페인과 프랑스에 밀려 3위로 떨어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