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한국은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헤더로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손흥민이 흐름을 바꿨다. 그는 A매치 136번째 출전으로 한국 축구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오른 대기록을 자축하듯, 후반 1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 30분 오현규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의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강인은 3-4-2-1 전형에서 배준호와 함께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19분 그는 오현규를 향해 날카로운 아웃프런트 침투 패스를 찔러 넣으며 순간적인 킬러 본능을 증명했다. 하지만 전반 37분 세트피스 찬스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패스 실수로 공격 흐름을 끊는 등 기복이 드러났다.
전반 40분에는 측면으로 전환 패스를 정확히 공급하며 빌드업 능력을 과시했고, 전반 43분에는 상대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버텨내는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 초반 시도한 드리블은 다소 길었고, 그대로 소유권 상실로 이어지며 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결국 후반 35분 그는 교체 아웃됐다. 번뜩임은 있었지만 경기 내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힘은 부족했다.
소속팀 PSG에서의 출전 시간 저하로인한 경기력 하락이라는 우려가 섞인다. 프랑스 '레퀴프'는 최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2008년생 이브라힘 음바예를 오른쪽 윙포워드 백업으로 중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 역시 그동안 이강인이 교체로 활용됐던 포지션이다.
PSG는 이미 주전 라인업이 확고하다. 우스만 뎀벨레-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브래들리 바르콜라로 구성된 쓰리톱과 비티냐-파비안 루이스-주앙 네베스로 짜인 미드필드가 주전 경쟁에서 굳건하다. 이강인은 공격과 미드필드 전역에서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자리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중요 경기에서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강인은 대표팀에서조차 출전 시간을 90분 내내 보장받지 못했다. 기술과 창의성은 분명히 눈에 띄지만, 실전 감각 부족으로 인한 기복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월드컵을 9개월 앞둔 시점, '재능'만으로는 부족하다. 꾸준한 출전과 실전 감각 회복 없이는, PSG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멕시코전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강인의 패스 한 방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평소 잘 보이지 않았던 실수가 튀어나왔다. 이제 그의 과제는 분명하다.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만, 진짜 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