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흉부외과는 지역 60%가 전공의 0명, 소아청소년도 한 자릿수

중앙일보

2025.09.10 00:47 2025.09.10 03:5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정의석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기획홍보위원장이 지난 4월 심장 판막에서 이상이 발견된 환자 A씨의 심장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채혜선 기자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전국 14개 권역 가운데 9곳(64.2%)에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혈관흉부외과와 함께 대표적인 기피 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도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선발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차준홍 기자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역별 선발 비율은 서울 33%(100명 중 33명), 경기 40.9%(22명 중 9명), 전북 50%(2명 중 1명), 경남 11.8%(17명 중 2명), 부산 6.25%(42명 중 5명)였다. 반면 인천·대구·광주·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제주 9개 지역에서는 지원자가 없어 0%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는 68명뿐이다.

차준홍 기자
소아청소년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천(32명 중 0명)과 대구(61명 중 0명)는 지원자가 없어 선발 비율이 0%를 기록했고, 경기 1.27%(79명 중 1명), 대전 3.7%(27명 중 1명), 충북 8.3%(12명 중 1명) 등 대부분 지역이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서울은 21.3%(370명 중 79명)였다.

한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빅5' 병원에 전국 전공의 70%가 몰린 상황"이라며 "지역의 권역 심혈관센터나 응급의료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심장혈관흉부외과나 소아청소년과의 배후 진료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배후 진료는 응급실에서 처치한 환자를 병원에서 후속 진료하거나 수술하는 과정으로, 이 기능이 약화하면 '응급실 뺑뺑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전체 전공의 모집 현황을 권역별로 보면 강원(43.6%)·충북(49.1%)·제주(40%)는 모집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걸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비수도권 평균 선발 비율이 53.5%라고 밝혔다. 충북권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체 모집 인원이 '빅5' 병원 한 과의 모집 규모보다 적은데도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지역 의료 공백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지아 의원은 "지역·필수 의료 전공의 부족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정부는 진료 수가 현실화를 통한 충분한 보상 체계 확립과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 실질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혜선([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