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한국은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헤더로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손흥민이 흐름을 바꿨다. 그는 A매치 136번째 출전으로 한국 축구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오른 대기록을 자축하듯, 후반 1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 30분 오현규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의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다.
카스트로프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지난 미국전에서 교체로 짧은 시간만 뛰었던 그는 이번에는 전반을 책임지며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전반 내내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지상 경합 5회 중 3회를 승리로 가져가며 적극적인 투쟁심을 보여줬다. 태클 1회, 볼 회복 5회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을 뺏은 뒤 빠른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전반 9분 배준호, 20분 오현규가 맞이한 결정적인 기회 모두 카스트로프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패스 성공률은 80%(20/25)로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기회 창출 1회와 박스 안 터치 1회도 기록했다. 공격 전환 과정에서 이강인과 배준호를 활용하며 전방으로 연결 고리를 만들어냈고, 순간적인 드리블 돌파와 방향 전환 패스로 흐름을 살리기도 했다.
슈팅이나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본인의 장점인 활동량과 압박, 그리고 빠른 전환 패스를 통해 대표팀 중원에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규와 교체되며 데뷔전을 마쳤지만, 45분만으로도 충분히 합격점을 받았다.
현재 대표팀에는 황인범, 김진규, 백승호처럼 기술적으로 전개에 강점을 가진 미드필더들이 많지만, 카스트로프처럼 상대를 거칠게 압박하며 공을 따내는 유형은 드물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양한 옵션이 필요한 홍명보호에 있어 이번 미국 원정에서 카스트로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큰 소득이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