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연설서 "무역 관련 협정 부분중단 추진"…회원국 승인 쉽지 않을 듯
'침묵' 비판 의식했나…EU수장, 對이스라엘 강경조치 추진 발표
국정연설서 "무역 관련 협정 부분중단 추진"…회원국 승인 쉽지 않을 듯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례 정책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용납 불가"라며 "집행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적으로 집행위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양자 지원(bilateral support)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또 27개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에 이스라엘 극우 장관 및 정착민들에 대한 제재,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상 무역 관련 조항에 대한 '부분적 중단'을 제안하겠다고 설명했다.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은 양자 관계의 법적 기반을 담고 있은 것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EU는 이스라엘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날 발표도 행정부 수장으로서 침묵하고 있다는 지속된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EU 2인자인 테레사 리베라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EU가 가자지구 위기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수개월간, 사실상 거의 매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그것이 가자지구 주민에게 미치는 파괴적 영향에 대한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 극우 장관에 대한 제재와 협력 협정 부분 중단 조치는 27개국의 다수결 혹은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므로 이날 집행위원장의 제안이 실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집행위는 지난 7월말에도 이스라엘의 EU 연구비 지원제도인 '호라이즌 유럽' 참여 자격을 부분적으로 중지하자는 제안을 내놨으나 가중다수결(EU 인구 65％ 이상을 차지하는 15개 회원국 이상 찬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무산됐다.
한편, 이스라엘은 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를 노려 휴전협상 중재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를 전격 공습,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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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