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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으로 사세요…마트·백화점 안 미술관 ‘히트’

중앙일보

2025.09.10 08:01 2025.09.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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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송파점 상설 미술 전시장 엠아트센터에서 전시를 보는 방문객들. [사진 롯데마트]
9일 오후 장바구니를 멘 한 50대 주부가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직장인, 편안한 옷차림을 한 청년들도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곳은 롯데마트 서울 송파점 2층에 위치한 상설 미술 전시장 엠아트(mART)센터. 2314㎡(700평) 규모의 전시장에선 국내외 작가의 작품 300여 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작품도 전시돼 있다.

유통가에 ‘아트 마케팅 열풍’이 번지고 있다. 마트·백화점들은 잇따라 전시장을 운영하거나 예술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몸집을 키우는 이커머스 시장에 맞서 ‘현장 체험’이 가능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만의 차별점을 강조한 것이다. 예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집객 전략이기도 하다.

그간 전시회 개최 등 예술을 모객에 활용해 온 백화점 업계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개강한 문화센터 가을학기에 예술 강좌를 이전보다 30%가량 늘렸다. 또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에비뉴엘 아트홀(6층)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장승택 작가와 컬래버(협업)한 와인도 이달 중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외벽에 농구장 3개 크기(1292.3㎡)의 초대형 미디어아트를 내걸고 있다. 이 중 일부 작품은 지난달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또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신세계갤러리 청담(분더샵 지하 1층)의 관람객 수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25일 더현대 서울의 상설 전시장 ‘알트원(6층)’에서 한국의 정원을 주제로 한 ‘베어브릭’(곰 모양의 블록형 피규어) 전시를 연다.

예술 마케팅은 유통업체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마트업계 최초로 연 엠아트센터의 누적 관람객은 최근 3만5000명을 넘었다. 엠아트센터 개장 직후인 지난해 8월 한달 간 송파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방문객 수는 5% 늘었다. 또 올 1~8월 송파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전 점포에서 다양한 예술 행사를 연 ‘아트 스테이지’ 기간(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고 한다.

예술 마케팅은 호텔업계로도 확장 중이다. 서울신라호텔은 박선기 등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을 호텔 곳곳에 전시 중이고,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지하 1층 전시장(‘빛의 시어터’)에서 고대 이집트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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