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영국 런던을 방문해 19개월 만에 아버지를 만났다.
영국 매체들은 해리 왕자가 10일(현지시간) 오후 찰스 3세의 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를 찾아 찰스 3세와 54분간 시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버킹엄궁도 이날 찰스 3세와 해리 왕자가 비공개로 차를 마시며 대화했다고 확인했다.
해리 왕자는 이후 찰스 3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예, 아주 좋으십니다(yes, he's great)"라고 답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까지 나흘 일정으로 자선행사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하고 있었는데,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지내던 찰스 3세가 이날 오후 런던에 도착하면서 부자간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부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찰스 3세가 암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하자 해리 왕자가 급히 영국에 들어와 짧은 시간 머물렀을 때였다. 당시에는 부자가 30여분간 만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배우인 메건 마클과 2018년 결혼한 해리 왕자는 2020년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2022∼2023년 미국 방송 출연과 자서전 '스페어'(Spare) 출간을 통해 아버지 찰스 3세, 형 윌리엄 왕세자, 형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빚은 충돌을 세세히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자신의 사생활을 캐낸 대중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나 정부에 자신의 왕실 경호 등급을 복구해 달라는 소송을 이어갔는데, 왕실에서는 이 같은 소송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만남은 그간 불화를 겪어온 왕실 가족 간 신뢰를 구축하고 부자 관계가 개선되는 첫걸음으로 여겨진다고 BBC는 짚었다.
해리 왕자는 올해 5월 초 경호 등급 항소심 패소 이후 BBC와 인터뷰에서 "가족 일부는 책을 쓴 일로 나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가족과 화해하고 싶다. 인생은 소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