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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의 나라 독일, 태극마크 고른 카스트로프 향한 폄하와 시기

OSEN

2025.09.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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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인종 차별의 나라라 그런 것일까. 태극마크를 고른 순간 옌스 카스트로프(22, 묀헨글라드바흐)는 곧바로 폄하와 시기의 대상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날 가장 눈에 띈 건 첫 선발 기회를 잡은 카스트로프였다.

카스트로프는 전반 45분 동안 중원에서 투쟁심 넘치는 활약을 펼쳤다. 지상 경합 5회 중 3회 승리, 태클 1회, 볼 회복 5회로 수비 기여를 입증했고, 공을 탈취한 뒤 이강인·배준호와 빠르게 연계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했다.

전반 9분 배준호의 슈팅과 20분 오현규의 결정적 기회 역시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패스 성공률 80%와 기회 창출 1회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충분한 합격점을 줬다.

그러나 독일 대중지 ‘빌트’의 평가는 달랐다. 빌트는 “대표팀에서 기회를 얻었으나 글라드바흐에서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며 시각을 좁혔다.

이 매체는 "A매치 차출로 샬케 친선전과 브레멘전을 놓쳤고,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 탓에 복귀도 늦어질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더 나아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교체 투입 후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실 이는 낯설지 않은 프레임이다. 손흥민 역시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꽃피우던 시절에도 독일 언론과 일부 팬들로부터 반복적인 인종차별적 시선을 견뎌야 했다. 활약이 부진하면 ‘아시아 한계론’을 꺼내고, 잘해도 ‘체력 유지가 힘들다’는 근거 없는 편견이 뒤따랐다.

카스트로프에게 향한 비난 역시 한국 대표팀을 선택한 그의 결정과 맞물려 묘하게 겹친다. 

물론 모든 시선이 부정적이진 않다. 글라드바흐 단장 롤란트 피르쿠스는 “젊은 선수라면 실수는 당연하다. 카스트로프는 학습 과정을 거치고 있고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며 감쌌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분위기는 ‘위기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결국 카스트로프가 증명해야 할 무대는 두 곳이다. 대표팀에서 보여준 투쟁심과 압박 능력을 분데스리가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독일 언론의 시기와 폄하는 곧 인정으로 바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태극마크를 선택한 그에게 향하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독일 언론의 비판은 단순한 경기력 평가를 넘어, 한국을 택한 한 젊은 선수에 대한 집단적 불편함이자 질투에 가깝다. 손흥민이 그랬듯, 카스트로프도 이 벽을 실력으로 넘어야 한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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