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축구가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현실은 순탄치 않다. 자국 내에선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을 향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축구대표팀, 미국 원정에서 1무 1패라는 유감스러운 결과를 거뒀다...모리야스호의 '목적과 수단을 착각한 만행'은? 월드컵 우승의 길에 물음표가 띄워졌다"라고 보도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대표팀은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로우어닷컴 필드에서 열린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미국에 0-2로 졌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멕시코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데 이어 미국에 패배하며 미국 원정 2연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일본은 이날도 공격적인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선발 명단에 대거 변화를 주며 2군에 가까운 라인업을 꺼내 들었지만,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을 왼쪽 윙백으로 배치하며 최근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다. 일본은 마지막까지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히며 0-2로 완패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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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본은 멕시코를 상대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 초반엔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멕시코를 괴롭히며 우에다 아야세, 미나미노 다쿠미-구보 다케후사, 도안 리츠, 미토마 가오루 등 유럽파로만 이뤄진 공격진으로 선제골을 노렸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일본은 열심히 두드리긴 했으나 결정적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 수비수가 우에다를 뒤에서 태클로 넘어뜨려 퇴장당하기도 했지만, 수적 우위를 득점으로 연결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일본은 90분 내내 슈팅 9개·유효 슈팅 2개에 그치며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두 경기 0득점 2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일본 대표팀. 멕시코전에선 그나마 결정적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이토 준야의 아쉬운 슈팅으로 놓치고 말았다. 일본은 180분 동안 슈팅 20개를 기록하고도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같은 상대를 만난 한국은 1승 1무를 거뒀기에 더욱 비교됐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미국을 2-0으로 제압했고, 멕시코를 상대로는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연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지만, 멕시코전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이 2골 1도움, 오현규가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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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월드컵 우승을 외치는 일본 축구로선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상황. 일본 내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다. '주니치'에 따르면 일본 팬들은 "무엇보다 2경기 0득점이 위기다", "해외파도 있는데 2경기에서 무득점, 2실점. 과연 뭘 얻은 걸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기였다", "일본은 과대평가됐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닛칸 스포츠도 "일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지' 미국 원정은 1무 1패라는 아쉬운 결과로 끝났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공언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고 작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있는 대표팀"이라며 모리야스호의 패착을 크게 4가지 지적했다. 바로 시기와 타당성, 주전이 아닌 선수로 실험, 목적과 수단을 잘못 바꾼 만행이다.
매체는 "성장을 위한 실험은 유럽 빅리그 이적이 가능한 8월까지 씨앗을 다 뿌려야 했다"라며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서로 다른 상대를 8번 이겨야 한다. 여러 팀과 싸움이 될 거다. 일본 대표팀은 포메이션을 바꾸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전제가 되는 '제어해야 할 조건'을 스스로 큰 폭으로 바꿔 버렸기 때문에 전혀 타당성 없는 실험이 되어 버렸다"라고 꼬집었다.
[사진]OSEN DB.
시기로 보나 멤버 구성으로 보나 지나치게 큰 폭의 실험이었다는 것. 실제로 모리야스 감독은 미국전과 멕시코전에서 선발 11명을 모두 바꾸면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닛칸 스포츠는 "주전이 아닌 선수로 '실험한 의도'를 알 수 없다"라며 "지금 일본 대표팀은 주전 10여 명과 나머지 후보 선수 간 실력 차가 크다. 모리야스 감독은 멤버가 바뀌면 전술도 바뀐다고 계속 말해왔다. 레벨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옵션을 실험해봤자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매체는 "왼쪽 풀백 인재가 고갈되고 있다. 나가토모 유모가 유일한 자원이지만, 그는 부상으로 교체됐다. 실험이 완전히 파탄났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풀백 경험이 없는 세코 아유무에게 '나가토모의 역할'을 맡겼다"라며 "그야말로 목적과 수단을 달리한 만행이다. 의미없는 일을 맡은 세코를 진심으로 동정한다"라고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을 비판했다.
끝으로 닛칸 스포츠는 "월드컵 본선까지는 앞으로 9개월. 이러한 실증 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친선 경기도 8경기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는 희소한 기회를 이번처럼 쓸데없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바로 이번 미국 원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