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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 CEO 낙마시킨 글로벌 비위신고 산업…25조 몸집

연합뉴스

2025.09.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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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위반, 부패, 직장내 괴롭힘 등 다양한 제보 이뤄져 내벡스 시장점유율 50%…스피크업, EQS 등 대표 주자
'사내연애' CEO 낙마시킨 글로벌 비위신고 산업…25조 몸집
윤리 위반, 부패, 직장내 괴롭힘 등 다양한 제보 이뤄져
내벡스 시장점유율 50%…스피크업, EQS 등 대표 주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사내 규정상 금지된 사내연애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로랑 프렉스 네슬레 최고경영자(CEO)가 해임된 사례를 계기로, 익명 제보 등 비위 신고를 처리하는 글로벌 산업의 실태가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익명의 신고를 바탕으로 형성된 이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180억 달러(25조 원)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런 업무에 대해 요즘 흔히 쓰이는 기업 용어는 'GRC 관리'다. GRC는 '거버넌스,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Governance, Risk and Compliance)의 약어다.
WSJ에 따르면 기업들은 관련 업무를 내벡스(Navex), 스피크업(SpeakUp), EQS 등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암스테르담 소재 스피크업은 네슬레의 비위신고 핫라인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가 작년에 처리한 네슬레와 이 회사에 납품하는 업체들 관련 신고는 3천218건이었으며, 네슬레는 이 중 20%가 사실로 확인돼 119명이 직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네슬레에서 스피크업을 통해 들어온 신고 대부분은 세계 각지에 있는 지역 사무소에서 처리되지만, 만약 민감한 사안으로 판단되거나 집행이사회 멤버와 관련된 사안이면 처리 담당자가 CEO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올해 들어 프렉스 CEO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을 때는 파울 불케 이사회 의장과 또다른 비집행 이사가 처리를 담당했다.
상장기업들의 비위신고 핫라인 운영을 의무화하는 법령이 미국에서는 2002년에, 유럽에서는 2019년에 각각 통과됐다.
비위신고 등 인사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HR 어큐어티'는 임직원이 1천명 이상인 미국 기업들 중 90% 이상이 임직원용 신고 핫라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R 어큐어티가 실시한 올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핫라인 운영 분야의 최대 기업은 시장점유율이 약 50%에 이르는 내벡스로, 이 업체가 운영하는 신고 핫라인과 다른 도구를 이용하는 고객 기업 수가 1만3천개에 이른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 겸 CEO인 워런 버핏은 2017년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이 회사의 자회사들에서 발생하는 비위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는 주된 경로가 핫라인이라면서 '핫라인 예찬'을 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연간 신고 건수 약 4천건 중 "옆자리 사람 입냄새가 심하다"는 식의 어이없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심각한 신고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우리가 모회사(버크셔 해서웨이)에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관행들을 밝혀낼 수 있었다.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올바른 문화를 확립하면 1천쪽짜리 가이드북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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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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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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