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로, 대만(3만8066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최근 제시한 올해 명목 GDP 증가율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이 발표한 1인당 GDP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결과다.
한국의 1인당 GDP는 올해 명목 GDP 전망치(1조9345억 달러)를 통계청 인구 추계 데이터상 올해 인구(5169만 명)로 나누는 방식으로 추정했다. 올해 명목 GDP는 지난해 명목 GDP 1조8746억 달러에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상 성장률 전망치(3.2%)를 대입해 산출했다.
한국은 2003년 1만5211달러로 처음 대만(1만4041달러)을 제친 뒤 줄곧 우위였는데, 22년 만에 역전당하게 됐다.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는 2018년 1만 달러에 육박했지만 이후 빠르게 격차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한국 3만5129달러, 대만 3만3437달러로 불과 1700달러 차이였다.
대만 경제는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해왔다. 올해 2분기 대만의 실질 GDP는 전년 대비 8.01% 증가해 지난 2021년 2분기(8.2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0%에서 4.45%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내년에도 2.81% 성장을 예상했다.
반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7%에 그쳤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9%, 1.8%로 대만과 격차가 크다. 건설 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 대내외 경제 불안이 성장을 짓누르고 있다.
대만은 내년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은 내년 경상 성장률 전망치(3.9%)를 대입하더라도 1인당 3만8947달러에 머문다. 이는 환율이 지난해 수준인 1364원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다. 1달러당 1400원 안팎의 원화 약세가 이어진다면 양국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