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쿄(일본), 우충원 기자] "코너에서 넣을 수 있다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다".
문경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수원 KT가 일본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나가노 훈련을 마친 뒤 도쿄로 이동해 연습경기를 이어가며 조직력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KT는 컨디션 점검 차 B3 소속 시나가와 시티와 맞대결을 가졌다. 문경은 감독은 전술보다는 다양한 선수를 고르게 투입하며 전지훈련 성과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베테랑 포워드 문성곤이었다.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아쉬운 활약을 보였던 그는 이번 전훈에서 한층 의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도중 앞선 수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KBL 최고의 수비 스페셜리스트’다운 면모를 뽐냈다. 196cm의 장신 포워드인 문성곤은 특히 수비력에서 국내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나가와 시티전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신장이 20cm가량 작은 상대 수비수들을 철저하게 압박했고, 자세를 낮춰 끈질긴 수비를 펼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빠른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경기 초반 기선 제압의 핵심 역할을 했다. 문경은 감독 역시 문성곤의 체격과 수비 센스를 높이 평가하며 올 시즌 상대 백코트를 묶는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문 감독은 “성곤이에게는 다양한 조합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큰 신장에 센스도 있고, 바짝 붙어 다니는 수비가 가능하다. 초반부터 상대 핸들러를 압박하며 흐름을 끊어주길 기대한다. 또 속공 참여도 중요하다. 슛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성곤은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10번’을 달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는 “감독님 부임 후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하신다. 슛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도록 세팅해 주신다”며 “특히 코너 3점 성공률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제가 성공해야 김선형 형과 힉스 같은 동료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빠른 농구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분명 반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비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함께 움직여야 팀이 이길 수 있다. 코너에서는 반드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 감독님께 신뢰를 얻는다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개인 목표는 우승이다. 제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김선형, 정창영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모두 역할에 충실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호흡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성곤은 “힉스뿐만 아니라 데릭 윌리엄스와도 부담 없이 뛰고 있다. 포워드 자원의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이 많아 적응은 어렵지 않다. 스코어러와 함께하는 것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 호흡을 잘 맞춘다면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 곽민정과 결혼해 함께 유튜브도 함께 만들고 있는 그는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현재는 전지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