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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대규모 반이스라엘 시위…세계3대 사이클대회 조기폐회

연합뉴스

2025.09.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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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 총리 "정의로운 대의"…이스라엘 외무 "스페인 수치"
스페인 대규모 반이스라엘 시위…세계3대 사이클대회 조기폐회
산체스 총리 "정의로운 대의"…이스라엘 외무 "스페인 수치"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3대 도로 사이클 대회 '부엘타 아 에스파냐'(이하 부엘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으로 파행을 겪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수백명의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이날 마드리드 시내의 마지막 21구간 코스를 점거하면서 부엘타 대회가 중단됐다.
대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조직위원회 측은 조기 폐회를 선언하고 이미 종합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던 덴마크의 요나스 빙에고르를 최종 우승자로 확정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까지 사용했지만, 시위대는 쓰러진 펜스를 바리케이드 삼아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최소 22명이 다쳤다.
당국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회가 "안전상의 이유"로 조기 종료됐으며 "시상식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3주간에 걸쳐 총 3천151㎞의 거리를 21개 구간으로 나눠 달리는 부엘타 대회는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지로 데 이탈리아(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도로 사이클 대회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마지막 구간이 진행된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면서 경주 코스가 단축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프리미어 테크 팀을 겨냥한 것이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팀의 참가에 항의하기 위해 대회 코스에 난입해 경기를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주에는 낙상 사고가 발생해 일부 선수들이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도 좌파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이날 말라가에서 열린 사회당 집회에서 "부엘타가 끝나는 오늘, 선수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팔레스타인과 같은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스페인 국민들에게 감탄했다"고 말했다.
다만 산체스 총리의 이런 발언은 대회가 중단되고 시상식이 취소되는 등 파행 사태가 벌어지기 몇 시간 전에 나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산체스 총리와 그의 정부가 스페인에 "수치"라며 "그는 선동적인 발언을 통해 시위대가 마드리드 거리로 나서도록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중동 지역 갈등 등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오는 19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체스 대회에서는 이스라엘 선수 7명이 기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회 주최 측이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 국기 없이 경기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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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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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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