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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이스라엘 관계개선 재검토…트럼프 중동 평화구상 휘청

연합뉴스

2025.09.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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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공습 여파…아랍·이슬람 정상회의 규탄결의 예정 "집단학살·인종청소…그간 모든 성취·노력 무너뜨릴 수도"
아랍권, 이스라엘 관계개선 재검토…트럼프 중동 평화구상 휘청
카타르 공습 여파…아랍·이슬람 정상회의 규탄결의 예정
"집단학살·인종청소…그간 모든 성취·노력 무너뜨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중동 평화 구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는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랍·이슬람 긴급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적대 행위가 역내 관계 정상화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는 "카타르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혹한 공격과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말살), 인종청소, 기아, 봉쇄, 식민지화 활동과 확장 정책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적대 행위는 역내 평화와 공존의 전망을 위협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들은 현재의 협정과 미래의 협정을 포함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성취된 모든 것을 위협한다"며 이스라엘의 군사적 강경 노선이 지금까지의 외교적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9일 카타르에 체류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열린다. 하마스는 이 공격으로 대원 5명이 숨졌지만 지도부는 무사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의 주요 중재국인 카타르를 공습하자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국교를 맺는 등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도 등을 돌렸다.
UAE는 지난 12일 이스라엘 대사 대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UAE는 카타르의 안정이 곧 걸프 지역 전체의 안보·안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하며 아랍 국가 간의 연대를 과시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인 2020∼2021년에 미국 중재로 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4개국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한 일련의 협정을 의미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레바논 등으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해 친미 중심의 새로운 중동 질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으나 가자전쟁과 중동 지역 긴장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친미 걸프 국가인 카타르를 공습한 이후 아랍권 국가들이 연대에 나서면서 아브라함 협정에는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들여 쌓아온 중동 평화 구상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호통을 치는 한편 카타르를 다독이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카타르를 "긴밀한 동맹국"으로 옹호했다. 그는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제노사이드 학자 협회인 국제집단학살학자협회(IAGS)를 비롯한 여러 단체는 이스라엘이 약 2년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군사 작전이 대량학살의 법적 정의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는 지금까지 어린이 1만8천여명을 포함해 6만4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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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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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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