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관광단지인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가 50년 만에 대규모로 개발된다. 11개 투자기업이 총 5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통해 복합리조트를 비롯한 신규 관광 인프라 조성에 뛰어들면서다.
경북문화관광공사(이하 공사)는 15일 ‘POST-APEC 보문 2030’ 민간투자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환경개선 사업에 참여한 대표들이 참석했다. 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600여 개 일자리 창출을 끌어낼 계획이다.
공사는 지난해 관광진흥법 개정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올해 4월 23일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신설된 ‘복합시설지구’ 제도를 전국 최초로 선제 적용했다. 하나의 구역 안에서 숙박·상가·휴양오락 등 다양한 목적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내용의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업 참여 기업 모집에는 총 10개 부지에 11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복합리조트, 관광형 증류소 등 대규모 복합시설 조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장학금 지원·지역 인재 채용·전문 인력 양성·시민 할인제도 등 공공기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포함됐다.
공사는 조성계획 변경 이후 2년 내 착공, 5년 내 준공을 원칙으로 엄정한 사업이행 관리에 나선다. 불이행 시 협약 해제, 원상복구, 이행보증금 귀속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시설지구 변경은 보문관광단지 50년 역사상 처음이다. 보문관광단지는 1975년 국내 최초 관광단지로 출범해 한때 국내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였지만 민간투자 부재와 시대 변화로 슬럼화 등 침체의 위기를 맞았다. 공사는 이번 대규모 민간투자로 보문관광단지 일대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공사는 경북도·경주시 등과 협력해 조성계획 변경 절차를 신속히 완료하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해 2030년까지 단계적 준공·개장을 할 예정이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민간투자 유치는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50년 전 보문을 일궈낸 투지와 열정을 이어받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