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중국이 수출통제 중인 게르마늄 가격이 공급난 심화로 인해 14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원자재 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 자료를 인용, 게르마늄 가격이 2023년 초 ㎏당 1천달러(약 138만원)에서 지난 10일 현재 근 5천달러(약 694만원)로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패스트마켓이 게르마늄 가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비영리 단체 실버라도 폴리시 액셀러레이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게르마늄은 작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
게르마늄은 전투기 등 군용 장비에 사용되는 열 영상 시스템 제조에 필수적인 희귀 금속이다. 중국이 사실상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게르마늄 수요는 연간 180~200t 규모로 추정된다.
앞서 중국은 2023년 8월 미국과 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해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시작했지만 무역 관계자와 분석가들은 2024년 말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했다. 해당 품목을 미군 사용자에게 수출하거나 군사 목적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 기반 소규모 금속 거래업체인 스트레트직 메탈 인베스먼츠의 테렌스 벨은 지난 6개월간 게르마늄을 전혀 구매하지 못했다며 중국발 선적은 "완전히 말라붙었다"고 말했다.
중국 이외 벨기에 배터리 소재 업체 유미코어와 캐나다 광산업체 테크 리소시스가 게르마늄을 조금 생산하는 정도다. 과거 게르마늄 공급국이었던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공급이 막혔다.
이런 공급난 속에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지난달 고려아연과 게르마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