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독일이 에너지 전환 비용 절감을 위해 사실상 재생에너지 정책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로이터, dpa 통신에 따르면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에너지장관은 15일(현지시간) 풍력·태양광 중심 재생에너지 확대에 관한 법적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비용 효율성을 위한 10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에는 재생에너지 부문 고정가격매입제도(Feed-in Tariff·FiT)의 단계적 폐지가 포함됐다.
FiT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정부가 고정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제도다.
약 20년 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도입됐으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며 이제는 재생에너지 산업이 시장 경쟁에 적응할 만큼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라이헤 장관은 다만 FiT를 폐지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반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전력의 80%를 재생에너지에서 공급하고, 2045년까지 기후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업계에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기후정책에 투입되는 비용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아울러 전임인 중도 좌파 성향 연립정부에서는 풍력, 태양광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관련 인프라 확장 노력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정부의 개입이 잦아졌고, 결과적으로는 전력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dpa는 해설했다.
라이헤 장관도 에너지 가격이 경제에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경쟁력과 기후중립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 중에는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도 포함됐다. 재생에너지가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가스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계획에 따라 새 발전소 건설에 정부 보조금이 투입될 예정이며, 연말께 사업 입찰이 시작된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라이헤 장관이 화석연료에 집착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더디게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에너지 싱크탱크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는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라이헤 장관의 결정은 근시안적이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며 "경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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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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