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로 질주하는 F1 머신의 휠이 영화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엔진 굉음 속에서도 카메라는 유난히 노면과 맞닿은 타이어에 집착한다. 카메라의 시선이 머무는 순간, 관객은 비로소 눈치챈다. 챔피언십의 결과를 좌우하는 건 드라이버의 손끝도, 팀의 전략도 아닌 결국 타이어의 상태와 선택이라는 사실을. 최근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F1: 더 무비’가 보여주듯, 고무 덩어리 같은 타이어는 레이스의 승패는 물론 산업과 경제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다. 타이어는 단순히 자동차를 굴리는 바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능과 안전,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결정하는 숨은 주인공이다.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이 앞다퉈 전기차용, 친환경, 스마트 타이어 개발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