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5시쯤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이스타항공 ZE644편 여객기 내에서 승객이 손에 쥐고 있던 보조배터리에 연기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착륙 약 15분 전 승객이 손에 쥐고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갑자기 연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근처에 있던 승무원이 소화기와 생수로 즉시 진압해 큰 피해는 없었다. 항공 측은 "열기가 식은 보조배터리는 매뉴얼에 따라 철제 박스에 물을 채워 보관했다"고 전했다.
당시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은 "한 남성이 연기 나는 배터리를 들고 승무원을 불렀고, 이를 받은 승무원이 뒤편으로 이동해 진화를 시도했다. 근처 승객들이 마시던 물을 승무원에게 전달하고, 다른 승무원들이 알루미늄 박스에 물을 넣은 뒤 보조배터리를 그 안에 넣었다"며 "승객도 승무원도 비교적 침착하게 대처했다. 기내 방송으로 불이 난 상황과 진화 된 상황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지난 1일부터 국토교통부는 기내에 반입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했다. 기내 선반 외부에는 온도가 오르면 색이 변하도록 제작된 온도 감응형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했고, 국적 항공사의 모든 항공기는 기내에 격리보관함을 2개 이상 필수로 탑재하도록 했다.
보조배터리는 100Wh 이하는 개수 제한 없이 반입할 수 있나 100~160Wh 사이는 항공사 승인 시 최대 2개까지 반입이 가능하도록 제한 돼 있다. 160Wh를 초과하는 용량의 보조배터리는 기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없고 기내에서는 몸에 지니고 탑승해야 한다.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BX391편(홍콩행) 여객기에서도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가 전소했다. 승무원과 승객 모두 안전하게 대피해 인명 사고는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원인이 기내 보조배터리의 내부 절연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