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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출신 24명 "트럼프 압력에 연준이 실수할 위험 심각"

연합뉴스

2025.09.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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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대, 전 연준 인사 25명 설문조사
연준 출신 24명 "트럼프 압력에 연준이 실수할 위험 심각"
듀크대, 전 연준 인사 25명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직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노출된 연준이 금리정책을 실수할 위험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듀크대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연준 이사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인사들과 연준 실무진으로 일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5명 중 24명이 정치적 간섭으로 인한 통화정책 실수의 위험을 "극심하다" "심각하다" 또는 "높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11일 진행됐다.
듀크대는 보고서에서 "백악관의 압력으로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할 위험이 있다고 많은 이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한 응답자는 "연준이 금리 인하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고, 완전히 굴복하진 않더라도 만약 경기침체가 있을 경우 비난을 피하기 위해 완화 쪽으로 실수할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른 이들은 만일 경제가 심각하게 약화할 경우 통상적인 연준의 정책도 어차피 완화를 요구할 것이기에 백악관이 추구하는 것과 건전한 정책이 요구하는 바가 일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듀크대는 전했다.
그럼에도 몇몇 이들은 연준 이사나 지역 연은 총재들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듀크대는 이들의 우려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응답자 3명의 발언을 전했다.
한 응답자는 "정책이 백악관이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비둘기파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인사는 "정치적 압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원래보다 더 낮은 방향으로 기울게 할지도 모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국 FOMC는 신뢰성을 지킬 것"이라며 "하지만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일부 위원에게는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만일 트럼프가 반대하는 이들을 해임할 권한을 가질 경우 연준 독립성은 상실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예상보다 빠른 완화가 단기적으로 금융 시장을 부양할지도 모르지만,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포기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는 금융 시장의 환호를 뒤집고,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으로 인해 장기 금리에 반대 방향의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손상됨에 따라 미국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를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응답자의 약 절반은 연준이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지난 6월의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적절한 금리 인하에 대해선 8명은 2회, 7명은 1회 또는 0회, 7명은 3회 이상을 선호했다.

전 연준 인사들의 이러한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하는 한편 연준 이사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후임으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이날 상원에서 인준안을 통과함에 따라 오는 16~17일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마이런 위원장은 지난 4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연준 이사로 인준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런 위원장은 쿠글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를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그러나 쿡 이사가 해임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판결에 따라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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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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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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