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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당했다” 응답 학생 역대 최고…사이버 폭력 증가, 초등생 피해응답 첫 5%

중앙일보

2025.09.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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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푸른나무재단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 폭력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중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엔 15세 A양의 외모와 행동을 ‘저격’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올랐다. 급기야 ‘흉기로 해치겠다’는 취지의 글까지 게재되며 경찰이 학교에 출동하는 일까지 생겼다. 결국 해당 글들은 삭제됐지만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양은 최근까지 병원 상담을 받았다.

초·중·고 학생 2.5%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2013년 교육부가 학교 폭력 전수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A양 사례처럼 사이버 폭력, 집단 따돌림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교육부는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전국 초4~고3 재학생 전체(397만명)를 대상으로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의 참여 학생은 약 326만명이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피해 응답률은 전년 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2.5%로 집계됐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2013년 첫 전수조사 때 2.2%를 뛰어넘었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응답률은 0.8%p 상승하며 처음으로 5%에 이르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피해응답률도 각각 0.5%p, 0.2%p 증가하며 2.1%, 0.7%를 기록했다.
김영옥 기자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3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집단따돌림(16.4%), 신체폭력(14.6%), 사이버폭력(7.8%) 순이었다. 성폭력은 올해 처음 6%를 기록했다. 작년 조사와 비교하면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을 겪었다는 응답은 각각 0.9%p, 0.4%p 증가했고,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각각 0.4%p, 0.9%p 줄었다.

피해 장소는 ‘교실 안’(28.9%),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30.1%)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피해 사실을 알린 대상은 ‘보호자나 친척’(36.4%), ‘학교 선생님’(29.8%) 순이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24.5%),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1.3%)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1.1%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답변도 같은 기간 1.1%p 오른 6.1%였다. 조원진 변호사(법무법인 동주)는 “오프라인 관계가 단절됐던 코로나 이후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관계를 중요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사이버 학교폭력 증가 추세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는 관계자는 “전체 학교폭력 사건 접수 건수는 작년 6만1445건에서 올해 5만8502건으로 감소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와 민감도가 높아지며 응답률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폭력 응답률과 실제 사건 접수 건수 간 차이에 주목해 각종 관계회복 프로그램 개발 등 교육적해결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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