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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암살 명분 삼아 좌파 몰아내기 나선 트럼프…시카고에 군병력 투입 예고도

중앙일보

2025.09.15 23:42 2025.09.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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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청년 우파 논객인 찰리 커크의 암살에 좌파단체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왼쪽부터), 팸 본디 법무장관, 마샤 블랙번(공화ㆍ테네시) 상원의원, 빌 해거티(공화ㆍ테네시) 상원의원과 함께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테네시주 멤피스에 연방 자원을 파견하는 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JD 밴스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커크가 생전에 운영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폭력을 선동하고 촉진하며 관여하는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를 추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성장해온 좌파 극단주의가 찰리가 암살자의 총탄에 살해된 이유 중 일부라고 믿는다”며 사실상 좌파 진영을 정조준했다.

밴스는 민주당에 거액을 후원해온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오픈소사이어티 재단과 진보적 색채가 강한 포드 재단을 지목했다. 그는 이들이 혐오스러운 기사에 돈을 댄다고 비판하며 이들 단체에 대한 과세가 관대하다고 주장했다. 커크의 죽음을 좌파 단체 탓으로 돌려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 기회에 정부에 비판적인 진보 진영 단체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직 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밴스가 2시간 동안 라이브로 진행한 팟캐스트 영상은 유튜브에서 200만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15일 총격으로 숨진 찰리 커크를 대신해 그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JD 밴스 부통령의 모습이 백악관 브리핑룸 모니터에 등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실제로 “정치적 폭력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좌익 단체” 목록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조치 중 하나로는 해당 단체들의 면세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각 부처 장관과 연방 부서 수장들이 보수 진영에 대한 폭력을 지지하거나 자금을 대는 단체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좌파 단체들의 활동을 국내 테러로 분류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표 중 하나라고 한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번 암살로 이어진 조직화된 캠페인에 우리가 느끼는 모든 분노를 모아 테러리스트 네트워크를 뿌리 뽑고 해체할 것”이라며 “법무부, 국토안보부 등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총격 당한 찰리 커크의 지난 1월 연설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민주당 우세 지역의 범죄 문제를 부각하며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에 이어 세 번째로 테네시주 멤피스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에서 ‘멤피스 안전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면서 그는 “우리는 워싱턴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든 도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흑인 인권 운동 중심지로 평가되는 멤피스의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가 다음 후보지로 언급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 선박에 공격을 가해 범죄자 3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도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에 폭격을 가해 테러리스트 11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부터 사흘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방문한다.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국빈방문이다. 커크 암살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런던과 윈저성 인근의 경비는 삼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문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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