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북중미월드컵이 있는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팬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좋은 경기를 펼치고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선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 헌액자로 선정됐다. 정 명예회장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창설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연맹의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지냈다. 그는 재임 시절 K리그 타이틀 스폰서 제도 도입을 주도했다. 또 전북, 전남, 수원, 대전의 창단을 통한 10개 구단 체제로의 확대, 지역연고제 정착을 이끌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한국 프로축구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의 업적을 기리고 K리그의 역사에 길이 남기기 위해 2023년 신설됐고 ▲ 선수(STARS) ▲ 지도자(LEADERS) ▲ 공헌자(HONORS) 3개 부문으로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선정위원회 투표(40%), 구단 대표자 투표(20%), 미디어 투표(20%), 팬 투표(20%)의 점수를 합산해 선정자를 발표한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낸 정 명예회장은 2002 한·일월드컵 유치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인 공로도 인정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우리나라는 당시 월드컵 본선을 5번 정도 나갔었고, 일본은 한 번도 못 나간 상황이었다"며 "일본이 국제 위상과 경제력으로 앞서 있다고 해서 월드컵을 일본에서 하겠다고 하면, 학교에서 학생을 뽑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를 안 뽑고, 집안 좋고 돈 있는 아이를 뽑는 거랑 똑같다고 주장하며 공동 개최를 이뤄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결국 월드컵 4강까지 가는 큰 기쁨도 있었다"며 미소를 띄었다.
김호곤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은 "정 회장은 한국 축구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모든 걸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줬고, 종사자 위상과 처우가 높아졌다. 축구의 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전국에 건설된 축구 전용 구장이 K리그 발전의 밑바탕이 됐다"며 "회장님은 프로축구의 수많은 '첫걸음'을 함께해줬다. 프로축구연맹 설립, 지역연고제 확립, 축구회관 설립 등 K리그와 한국 축구의 오늘을 있게 한 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