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LAFC의 공격을 재편하며 MLS 전체를 흔들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손흥민과 부앙가는 지난 14일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 원정 경기에서 팀의 4골을 모두 책임지며 4-2 완승을 이끌었다.
LAFC는 이날 캘리포니아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시즌 MLS 30라운드에서 산호세를 압도했다. 단 53초 만에 손흥민이 아르템 스몰랴코우의 크로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는 LAFC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빠른 득점이었다.
이어 전반 4분과 7분, 부앙가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승부를 갈랐다. 후반 막판에는 해트트릭까지 완성하며 카를로스 벨라와 함께 구단 통산 최다골(93골) 공동 1위에 올랐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경기 후 “부앙가의 헌신과 능력은 대단하다. 손흥민과 함께라면 언제든지 골을 만들 수 있다. 두 선수는 지치지 않았을 때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공격수”라고 치켜세웠다. SI 역시 “부앙가는 올 시즌 리그 18골을 넣었고, MLS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20골 고지를 밟을 수 있다”며 그의 폭발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의 진짜 화제는 손흥민이었다. 부앙가조차 “손흥민이 들어온 이후 나에게 공간이 훨씬 많아졌다. 이제 상대 수비는 손흥민을 막느라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우리 모두가 더 자유로워졌다”고 털어놨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호흡이 이미 ‘최강 듀오’로 인정받는 이유다.
SI는 손흥민의 효과를 펠레와 메시의 시대와 비교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단순히 경기장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다. 그의 존재는 부앙가와 동료들을 뛰어넘어 클럽 전체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는 1970년대 펠레의 뉴욕 코스모스, 그리고 2023년 메시가 합류한 인터 마이애미 시절 외에는 미국 축구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코스모스는 펠레와 프란츠 베켄바워를 앞세워 미국 축구 붐을 일으켰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 합류 이후 리그스컵 우승과 리그 최다승점 기록으로 새 역사를 썼다. 이제 손흥민이 그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다. 체룬돌로 감독 역시 “손흥민은 단순히 스타가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다. 그는 팬과 동료들에게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다. 그래서 미국 축구 전체가 그를 응원하게 됐다”고 감탄했다.
손흥민의 MLS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데뷔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더니 선발 데뷔전에서는 프리킥으로 MLS 첫 골을 신고했다. 이번 산호세전 필드골로 그는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그 성적은 5경기 2골 1도움. 그러나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LAFC는 현재 서부 콘퍼런스 5위(승점 44).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SI는 “LAFC는 2022년 가레스 베일이 이끌었던 MLS 정상 이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시너지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체룬돌로 감독의 작별 시즌에 손흥민이 ‘우승 트로피’를 선물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나이는 33세지만, 손흥민의 발끝은 여전히 날카롭다. EPL에서 쌓아온 월드클래스 경력은 이제 MLS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펠레와 메시의 이름까지 소환된 지금, 손흥민은 그 자체로 미국 축구의 새로운 아이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