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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음악경연 인터비전 띄워 '고립 탈피' 시도…뉴욕서도 광고

연합뉴스

2025.09.16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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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르비아 포함 23개국 가수 출연…외무장관 직접 기자회견
러, 음악경연 인터비전 띄워 '고립 탈피' 시도…뉴욕서도 광고
미·세르비아 포함 23개국 가수 출연…외무장관 직접 기자회견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국제 대중음악 경연대회인 '인터비전 2025' 개최를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오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라이브아레나에서 열리는 인터비전은 냉전시기 동유럽을 중심으로 열렸던 대중음악 대회로 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17년 만에 부활했다.
이는 유럽의 팝 경연대회 유로비전에 대항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유럽과 대립하게 되면서 유로비전에서 퇴출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16일 행사를 설명하려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직접 참석해 인터비전의 의의를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세계적인 흐름에서 다양한 사람들 간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 이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를 분열시키고 새로운 벽을 쌓으려고 하며 서방으로 갈 수 없게 하는 비자 제도를 도입하는 상황에서 소통은 인류 발전의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추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서방의 러시아 고립 시도를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 뉴욕 한복판에 보란 듯이 인터비전 광고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 브로드웨이 광고판 2곳에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터비전 광고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즈베스티야는 크렘린궁 등 모스크바 명소를 배경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글자가 나오는 인터비전 광고 영상이 뉴욕에 등장한 것은 미국인들에게 매우 놀랍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인터비전에는 미국 가수도 참가한다.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숨겨진 아들일 수도 있다는 소문을 몰고 다니는 브랜든 하워드가 인터비전 최초의 미국 대표 가수로 출연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정부가 브랜든 하워드의 인터비전 참가를 반대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참가'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인 세르비아 가수도 총 23명인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쿠바, 브라질, 키르기스스탄, 이집트, 중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 독립국가연합(CIS), 브릭스(BRICS), 글로벌 사우스 지역 국가 가수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는 대표적인 친(親)푸틴 가수인 샤먼이 대표로 나온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지난 7월 러시아가 북한에도 인터비전 참가 초대장을 보냈다고 보도했지만 현재 공개된 인터비전 참가자 명단에 북한 가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유럽 가수의 참가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점차 '비우호국' 용어 사용을 줄이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우리에게는 비우호 국가가 아닌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정부'를 가진 국가들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모든 대륙을 대표하는 가수가 참여해 기쁘다면서 "이 대회가 매년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루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에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것은 인터비전의 정치적 성격을 의미하느냐'는 영국 기자 질문에 "우리는 유로비전을 반대하지 않는다. 수염 난 여성들에게 마음대로 투표하라"고 답했다.
정치화 관련 질문에 답을 피하면서 유로비전에서 성소수자(LGBT) 옹호 표현이 종종 등장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전통적이고 가족적 가치를 중시하는 러시아 정부는 LGBT 운동을 '극단주의'라며 금지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러시아 페르비카날 방송 책임자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인터비전은 유로비전과 달리 비전통적 가치를 강요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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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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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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