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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부족' 승객 태운 버스기사, 손편지와 함께 받은 '깜짝 선물'

중앙일보

2025.09.16 09:42 2025.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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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버스기사가 승객에게서 받은 손편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의 한 버스기사가 중년 여성 승객에게 받은 손편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160번 버스를 운행 중인 기사 A씨는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날 중년의 여성 승객분께서 너무나 귀한 선물을 주고 가셨다”며 만원짜리 한 장과 손편지 사진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마포경찰서 정류장에서 중년 여성 승객 B씨가 A씨의 버스에 탔다. B씨는 요금을 내려고 카드를 찍었지만 ‘잔액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떴다. 하지만 다른 카드는 없었고 현금은 만원짜리 한 장뿐이었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를 운행하던 A씨는 보통 계좌 이체를 안내하지만 연세 있는 승객들은 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어 우선 잔액을 확인했다.

B씨의 카드에는 700원만 남아있었고 A씨는 어린이요금 550원으로 찍겠다며 B씨에게 “괜찮으세요?”라고 묻고 출발했다. 이에 B씨는 “너무 죄송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그래도 이게 서로 깔끔하고 좋아요’라고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며 “계속 만차로 정신없이 가고 있는데 종로5가를 지나니 뒤쪽에 있던 B씨가 앞으로 와서 ‘앞으로 내릴게요’라며 하얀 종이를 손에 쥐어주고 내리셨다”고 했다.

A씨는 운행 종료 뒤 종점에 도착해 B씨가 건넨 종이를 펼쳤다. 종이에는 B씨의 손편지와 함께 접힌 만원짜리 한 장이 담겨 있었다.

편지에서 B씨는 “오늘 마포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고 10분도 안 돼 경찰서 분실물 센터에서 찾았다. 어떤 분께서 고맙게도 센터에 가져다주셨다”며 “또 버스비 카드가 모자라는데 아이 요금으로 결제해 주신 배려도 잘 받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마포경찰서 민원실에는 돼지저금통 기부하는 곳이 없더라. 오늘 두 곳에서 이런 친절함을 받았으니 저도 뭔가 해야겠다”며 “기사님, 친구분과 시원한 음료라도 꼭 하셔라”라고 덧붙였다.

A씨는 “회사 관리자분께 말씀드리니 ‘승객이 고맙다고 주신 선물이니 기사님 쓰시라’며 허락을 받았다”며 “퇴근 시간이라 힘들어서 녹초가 될 뻔했는데 귀한 선물 덕분에 힘이 더 솟았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승객의 사정을 배려한 기사님과 그 고마움을 소소하게 갚은 승객의 마음에 감동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 세상을 살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구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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