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일상의 동반자가 된 지 10여 년. 하지만 요즘 일상엔 스마트폰의 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또 다른 똑똑한 기기들로 인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선글라스처럼 보이는데 말을 걸면 대답하는 안경, 손목에서 하루 종일 당신의 맥박과 일정을 읽어내는 팔찌, 옷깃에 살짝 꽂아두면 대화 전부를 기억해 주는 작은 펜던트.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화면을 켜고 앱을 찾아 터치’하던 스마트폰 식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습관을 한 번에 건너뛰어, 일상 속에서 말과 맥락만으로 곧장 도움을 주는 AI 동반자를 표방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기기들은 저마다 AI와 ‘착붙’을 외치며 그간 IT 하드웨어 왕좌를 굳건히 지켜온 스마트폰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생김새부터, 주특기까지 모두 다른 기기들이 벌이는 이종격투기 판, 왕좌의 주인은 바뀌게 될까. 아니면 스마트폰 중심 하드웨어 생태계가 더 공고해질까. AI의 선택이 좌우할 ‘폼펙터 혁명’의 실체, 이미 감지되고 있는 변화를 바탕으로 뜯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