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명 사망' 네팔 시위 중 교도소 탈옥한 1만여명 본격 추적
네팔 정부, 오늘 '국가 애도의 날' 선포…재산피해 규모 파악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최근 네팔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당시 교도소에서 탈옥한 수감자 1만여명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대규모 수색 작전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 EFE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지난주 반정부 시위 때 혼란한 틈을 타 여러 교도소에서 탈옥한 수감자들을 체포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탈옥한 수감자는 1만4천명가량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3천700명 정도만 경찰에 다시 체포됐거나 자수했다.
나머지 수감자 약 1만300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며 이들 중에는 살인이나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질렀다가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도 포함됐다.
네팔 경찰은 교도소 통제권을 다시 확보하고 도주한 수감자들이 주변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와 중국 경찰에도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비노드 기미레 네팔 경찰청 대변인은 "자수할 시간을 며칠 줬다"며 "도주한 수감자들을 다시 체포하기 위해 여러 팀을 구성해 곧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반정부 시위대는 교도소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수감실 문을 강제로 열었다.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순다라 중앙 교도소에서 3천300명이, 인근 라리트푸르에 있는 낙쿠 교도소에서 1천400명이 탈옥했다.
지난 9일 서부 방케의 소년 교도소에서 도주한 18살 미만 수감자 중 5명은 보안군의 발포로 숨지기도 했다.
네팔 보안 당국자들은 EFE에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시위대가 수감자들의 탈옥을 도왔다고 전했다.
네팔 정부는 지난주 시위 중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기미레 대변인은 "이미 사망자 30명의 장례식은 치러졌다"며 "이들 중에는 (시위대를 진압하다가) 숨진 경찰관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최근 네팔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는 정부가 지난 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26개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하자 이에 반발해 시작됐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이번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다.
경찰이 지난 8일부터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강경 진압을 했고,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 관저 등지에 불을 지르며 맞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네팔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경찰관 3명을 포함해 72명이 숨지고 2천113명이 다쳤다.
그러나 시위대 방화로 파괴된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등 공공시설을 비롯해 힐튼 호텔을 포함한 상업시설의 재산 피해 규모는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