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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세상人] '오너' '바이퍼'의 든든한 버팀목, e스포츠 화수분 꿈꾼다

OSEN

2025.09.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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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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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당산, 고용준 기자] 1020세대부터 3040세대까지 e스포츠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1998년 PC방에서 첫 발을 내디뎠던 e스포츠가 어느새 전통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와 비교될 정도로 시장이 성장했다. 

여기에 경제적인 성장 속도도 눈부실 정도다.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기준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1조 2001억)의 시장이 매년 연평균 35% 이상 성장을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 7월 28일에는 만 30세를 앞두고 있는 e스포츠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이 2029년까지 4년 더 T1과 계약 연장을 성공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여기에 시장 성장에 따라 도입된 e스포츠 에이전트도 벌써 도입 4년차가 됐다. LCK 리그 법인과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는 지난 12일 2025-2026년 ‘LCK 공인 에이전트’로 활동할 자격을 인정받은 31명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LCK 공인 에이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선수의 원활한 계약 교섭 및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에이전트를 선별·관리하는 제도로 프로 팀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으면서 시스템 역시 자연스럽게 졍착된 상태다. 

올해 'LCK 공인 에이전트' 시험에는 48명이 응시해 20명이 합격, 42% 합격률을 기록했는데, 합격자 중에는 공인 에이전트가 자리잡기 이전인 지난 2019년부터 e스포츠 전문 에이전트로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박재석 쉐도우 코퍼레이션 대표도 포함돼 있었다. 

2025 LCK 공인 에이전트 발표가 난 하루 뒤인 지난 13일 서울 당산 사무실에서 박재석 대표와 만나 e스포츠 에이전트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쉐도우 코퍼레이션 소속 선수는 대략 80명 정도. LCK와 LPL을 포함한 전세계 5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외에도 신흥 인기 종목으로 발돋움한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영역을 넓혀 격투 게임과 기타 종목에도 e스포츠 선수들과 박재석 대표가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근황을 묻자 박재석 대표는 "시험 준비도 하면서 몇 명 선수들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기에 면담을 요청하는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계획을 수립했다"며 활짝 웃었다. 

합격률이 42%에 그쳤던 LCK 공인 에이전트 자격 시험과 관련된 물음에 그는 "쉽지 않았다"라고 말문을 열면서 "대표라는 자리로 인해 '혹시 붙지 못하면 어떻하나'라는 부담감이 사실 어느 정도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하고 시험을 치렀는데 다행히도 합격했다(웃음). 단기간에 벼락치기로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는 시험은 아니었다"며 답했다. 

박재석 대표의 e스포츠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롤챔스 시절 스베누 감독부터 지난 2018년 해체된 LCS 팀 디그니타스에서 갑작스럽게 해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LPL로 건너가 아이메이의 승격부터 BLG 초장기 팀 기반을 닦는 한축을 맡았다. 

어느덧 7년차 e스포츠 에이전트로 접어든 박재석 대표는 '오너' 문현준(T1), '바이퍼' 박도현. '제카' 김건우, '딜라이트' 유환중(이상 한화생명), '비디디' 곽보성(KT) 등 특급 선수들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신예 발굴에도 나름 내공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 2021년부터 LAS 우승 등의 성과 뿐만 아니라 발로란트와 이터널 리턴까지 영역을 넓혀 신예 발굴에 힘쓰고 있었다. 

지난 7년간을 '돌아봐달라'는 물음에 "매년 에이전트로서 실력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점점 더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준비부터 더 치밀해져야 한다. 각 팀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하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최대한 뽑을 수 있는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성장하지 않으면 버티기 쉽지 않다고 느낄 정도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고, 만남이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는 책임감이 무겁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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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시작했던 e스포츠 에이전시도 직원이 박대표를 포함해 6명까지 늘어났다. 이번 공인 에이전트 합격자도 3명이 쉐도우 코퍼레이션 소속이다. 박대표는 같이 꿈을 꿀 수 있는 동반자가 늘어 기쁘다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e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한 철학도 설명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e스포츠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단순히 e스포츠를 즐기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다는 걸 깨닫게됐다. 공부하고 분석하며,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읽고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e스포츠에 실력이 뛰어나다면 갈 수 있는 길도 있지만 한정적이라고 생각한다다. 나 같은 경우, 스스로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더 넓은 가능성을 찾았다. 감독 코치 분석가를 거쳐 지금의 에이전트라는 길에 이르게 됐다.  그래서 직원이 늘어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실력도 좋아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다보면 이 일을 시작한던 첫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초심을 생각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다."

박재석 대표는 성장과 회사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인재의 기준을 설명하면서 e스포츠 에이전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 했다. 

"에이전트 일을 하면서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하게 됐다. 마케팅, 경영, 운영, 세무 등 다양한 분야가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중에서도 마케팅은 지금도 큰 즐거움과 도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관심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활동과 경험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성장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가 다른 에이전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순히 나이나 경력만으로 사람을 뽑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게임을 진짜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을 우선시한다. 열정과 이해도를 갖춘 인재를 찾고, 전문성은 함께 공부하며 쌓아간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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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박재석 대표는 5년 후, 10년 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설명했다. "미래의 큰 그림은, 아카데미 시절부터 함께한 선수들과 은퇴 이후에도 새로운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단순히 지금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인생을 같이 그려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람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전제는 내가 먼저 성장해야 한다. 더 큰 그릇이 되어야 그들을 이끌 수도 있고,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 모습이 결국 제가 꿈꾸는 회사의 진짜 미래라고 생각한다." / [email protected]


고용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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