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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병헌 두번째엔 손예진" 박찬욱 감독 첫 개막작, 기대를 '어쩔수가없다' (종합)[30th BIFF]

OSEN

2025.09.1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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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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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연휘선 기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됐다. 

17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약칭 BIFF)에서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공/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CJ ENM 스튜디오스)가 개막작으로 국내 첫 공개됐다.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박찬욱 감독과 작품의 주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해 박가언 BIFF 수석프로그래머와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박쥐',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작품마다 호평받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톱배우 이병헌, 손예진의 캐스팅과 더불어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차승원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어쩔수가없다'는 최근 치러진 제 82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았다. 비록 베니스에서는 무관에 그쳤으나 지난 14일 폐막한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국제관객상 첫 번째 수상작이 됐다. 또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돼 오스카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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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제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작품이라는 이야기는 다들 아실 거라 본다. 그렇게 오래 걸렸고, 그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선보이게 돼 감개무량하다. 부산영화제가 오랫동안 해온 가운데 제가 개막작으로 온 것은 처음이라 설렌다. 더군다나 30주년이라고 하니 더욱 설렌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오늘 개막식에 참석할까 한다"라고 인사했다. 

이병헌은 "저도 감독님 만큼은 아니겠지만 영화를 촬영하고 이렇게 기다린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다린 영화다. 저는 개막작으로 제 작품이 한 번이라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었나 살펴보니 저도 없더라. 처음으로 제 작품을 개막작으로 오게 돼 감사하고 떨린다"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저 역시 부산영화제에서 제 영화로 개막작을 볼 수 있게 된 영광스러운 기회가 됐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처음으로 일반 관객 분들과 함께 볼 수 있게 돼 너무 설렌다. 보시고 어떻게 반응해주실지 너무 기대된다.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박희순은 "이 아름다운 도시에, 아름다운 작품에, 아름답지 못한 취한 모습을 보여 부끄럽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감독님이 저를 선출 역으로 선출해주셨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좋은 시간 되셨길 바란다. 고맙다"라며 극 중 만취한 선출 역으로 열연한 바를 재치있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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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을 맞은 BIFF가 치러지는 부산. 영화인들에게 부산은 어떤 도시일까. 박찬욱 감독은 "거의 모든 영화를 부산에서 일부 장면이라도 촬영해왔다. 어떤 영화는 더 많이 찍기도 했다. 꼭 부산이 아니어도 될 때조차도 부산에서 안 찍으면 섭섭하다는 마음으로 억지로라도 부산 분량을 만들어 넣고는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부산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내려와서 지내고 있다. 각본을 쓸 때도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다가 있고, 아주 복잡한 도시의 풍경도 있고, 영화가 필요로 하는 모든 풍경을 갖춘 곳이 부산이라고 생각한다. 지내기에도 좋은 음식과 다양한 구석구석 골목골목 정취가 담겨 있어서 영화제를 하기에도 그렇고, 영화를 만들기에도 그렇고, 시나리오를 쓰기에도 그렇고 최고의 도시"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어릴 때부터 부산에서 많은 촬영을 해왔다. 색다른 곳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도 저희가 로케이션을 찍은 풍경을 보면서 지중해 지역의 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중해 섬 중에 고지대에 있는 곳처럼 총천연색의 색깔을 칠하고, 아주 이국적인 느낌의 동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했다"라고 거들었다. 

손예진은 "저 역시 부산에서 많은 촬영을 해왔다. 부산은 영화랑 밀접한 관계가 있다"라고 밝히며 "저는 부산에 와서 꼭 상국이네 떡볶이를 먹어야 한다. 그런 맛집이 많은 아름다운 곳"이라고 웃기도.

박희순 또한 "올 때마 설레는 도시다. 옆에 성민 선배님이 칸을 작은 해운대라 표현했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도시이기 때문에 촬영하기도 좋다. 조금만 가면 영도가 골목골목 정취 있고 촬영하기 좋은 곳이라 영화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성민은 "부산은 늘 설렌다. 여기서 촬영하면 더 설렌다. 최근에 베니스를 다녀왔다. 부산이 짱이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염혜란은 "제가 이 자리에 이 분들과 같이 있는 것도 꿈 같은데 부산도 제게는 상징적이었다. 언젠가 꼭 영화제에 오고 싶던 곳이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라(역할)와 제가 비슷한 면이 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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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원작 소설을 읽고 바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긴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소설에 이미 있는 것과 아직은 없지만 뭔가 보탤만 한 가능성이 보이는 게 바로 떠올랐다. 코미디의 가능성하고, 가족들이 주인공이 하는 일을 눈치 채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훨씬 새로운 더 대담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레이어가 되지 않을까 그 두 가지가 저를 사로잡아서 이 작품을 계속 들고 있게 만들었다. 물론 그 것 말고도 기본적으로 이 소설이 가진 이야기가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돼서 바깥으로도 향하고 안으로도 향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 가능성이 있던 것 같다. 어떤 거대한 역설이랄까, 아주 순수한 동기에서 가족을 지키겠다는, 내가 사랑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게 도덕적인 타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더 깊게 파고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촬영에서 미장센이나 시각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너무 거창하고 짧은 시간에 담기 어려운 문제인데 우선 집이 중요했다. 만수가 애정하는 이 집이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 때 문에 그 집을 찾아 헤메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찾은 다음에도 미술팀이 아주 새롭게 개조했다. 집의 외경에 물결처럼 붙은 콘크리트 구조물도 다 새로 만들어 붙였다. 정원과 온실도 새로 꾸몄다. 그런 시각적 요소에서는 그 점이 제일 중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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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손예진은 "미리가 가장 현실적이라 생가했다. 정말 엄마처럼, 아내처럼 보이고 싶은 일상의 생활 속에 보이는 모습들이 과장되는 게 아니라 물 흐르는 자연스러운 모습처럼 보이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었다. 워낙 이야기가 가진 비극적인 상황 속에 미리가 어떤 생각으로 이 과정을 지켜볼까. 생각보다 낙천적이라 현실을 돌파하는 게 훨씬 더 지혜롭고 현실적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말하기도.

박찬욱 감독은 "원작이 나온 게 1990년대인데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라며 "어떤 소재는 처음 나왔을 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적어도 ‘도끼’라는 원작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자기 이야기, 이웃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소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AI의 기술적 발전이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산업과 우리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단계는 아니다. 발전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혼돈 상태에서나마 이 아이디어를 드라마에 조금 녹여내려고 시도했다. 그 점은 영화의 마지막, 만수가 비로소 취직한 공장에서 어떻게 보이는지에 담겨있다. 각본 마지막 단계에서 도입된 아이디어다. 계속 그것을 탐구해서 심지어는 편집도 다 끝나고 VFX도 다 끝난 상태까지 게속 그 것을 만져서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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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것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한국이고, 아시아 프리미어다. 이 영화가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한국배경으로 옮기면서 집에 대한 집착이나 가부장적인 사회 풍습의 흔적 때문에 갖게 되믄 만수라는 사람의 한계나 어리석음이 더 각별하게 묘사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어느 나라 관객보다 더 한국 관객 여러분께서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혀를 끌끌 차면서 ‘저 놈 참’ 하면서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병헌 역시 "긴 시간 동안 이 작업을 함께 한 배우로서 저는 사실 영화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 볼 때, 세 번 볼 때가 달랐다. 감독님의 미장센이 저도 몰랐던 부분을 다시 발견하고 왜 주문을 하셨는지에 대한 깨달음이 생길 만큼 극장의 큰 화면으로 디테일을 보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작품이 다른 어떤 영화와도 마찬가지이지만 극장에서 또 봐야할 이유가 너무나도 분명하다. 나중에 예년이나 후년에 명절에 TV로 보시기 보다는 극장에서 따뜻하게 보시길 추천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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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예진 "저는 영화를 두 번 봤는데 처음 영화를 보면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가 먼저 보이실 거다. 두번 보면 제가 조금 더 보이시고, 세 번 보면 또 희순, 성민 선배님과 헤란 언니 연기가 보이실 거다. 적어도 극장에서 두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더했다.

박희순 역시 "저도 두 번 봤다. 베니스에서 봤을 때는 가장 많이 웃은 장면에서 눈물이 나더라. 영화가 끝날 땐 만두가 될 정도로 눈이 부었다. 그게 참 희안하더라. 같은 영화, 같은 장면에서 한 번 웃고, 한번 눈물 흘릴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큰 매력 같다. 두번, 세번 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님 영화 중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고, 제가 출연한 영화 중에 가장 흥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햇고, 염혜란은 "저는 세 번 봤는데도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여러번 보시면 또 다를 테니 여러번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하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오늘(1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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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산국제영화제, CJ ENM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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