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이 오라클 등 미국 기업에 넘어갈 전망이다. 미·중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관련 문제에 합의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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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뒤 “양국이 틱톡과 관련해 합의했다”며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구조로 바뀌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합의에 도달했다”며 시진핑 국가 주석과 관련 내용을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틱톡 미국 법인은 오라클 등 미국 투자자컨소시엄이 약 80% 지분을 갖고 중국 주주들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지분을 갖고있던 미국 소재 투자사인 KKR 등의 지분은 틱톡 새 법인 80%의 지분에 포함된다. 미국 사용자들은 틱톡이 새로 개발한 앱으로 전환해야 할 전망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국이 틱톡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며 “향후 협상에서 중국의 수출 통제 품목인 틱톡 알고리즘 기술이 미국에 이전될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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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Z 사로잡은 틱톡
틱톡은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다. 미국 내 틱톡의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억3000만 명대다. 사용자의 65% 이상이 MZ세대(18~34세)다. 그 배경엔 틱톡의 강점인 알고리즘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과 짧지만 강렬한 숏폼 콘텐트가 있다. 틱톡은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으로 이용자 관심사에 맞춘 콘텐트를 정교하게 추천해 높은 몰입도와 긴 체류 시간을 유도한다. 미국 마케팅업계에선 인스타그램보다 틱톡의 사용자 맞춤형 콘텐트 발견 경험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틱톡 쇼핑, 라이브커머스 등 이커머스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무섭게 성장하는 틱톡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선 안보 논란이 계속됐다.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를 통해 약 1억 7000만명의 미국인 틱톡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간첩 및 감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안보 우려 때문이다. 이에 미국 의회는 지난해 4월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한 ‘틱톡 금지법’을 제정했다. 당초 법이 정한 매각 기한은 지난 1월 19일까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을 유예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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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인수 유력
틱톡 지분 인수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는 오라클이 꼽힌다. 오라클은 틱톡의 미국 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틱톡은 오라클 클라우드 초기 주요 고객사였다. 양사는 틱톡의 미국 내 사용자 데이터와 운영을 텍사스 주에 위치한 서버에서 직접 관리하는 ‘프로젝트 텍사스’를 위해 협력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자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의 틱톡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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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규제 리스크를 제거한 틱톡은 미국 시장에서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미디어와 경쟁에서 다시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강정수 블루닷 AI 센터장은 “틱톡 이외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짧은 숏폼이 자리 잡긴 했지만, 독창성을 가진 틱톡이 독보적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의 문화적 흐름을 이끌 정도”라며 “안보 이슈가 사라진다면 현재는 저성장 국면인 틱톡이 탄력받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동남아에선 틱톡의 이커머스 사업이 계속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