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이스탄불=연합뉴스) 정빛나 김동호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산 수입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 중지와 극우 인사 제재 등을 공식 제안했다.
집행위는 이날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의 무역 관련 조항의 부분적 중단안을 27개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산 수입품 37%에 적용되던 양자 협정에 따른 무관세 특혜를 중단하는 내용이 골자다.
무관세가 폐지되면 대상 수입품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른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다시 부과된다. 관세율은 품목별로 다르다.
집행위 고위 당국자는 겨냥 대상 품목이 37%뿐인 데 대해 "나머지 63% 상품은 협정상 특혜 조치 대상이 아니거나 모든 국가에 일괄 적용되는 MFN 관세율 자체가 영세율(0%)이어서 특혜 중단을 하더라도 영향이 없는 품목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37%이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과 EU간 자유무역지대가 아예 없어진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이 양자 협정의 필수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 역할을 하는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은 양자 관계의 법적 기반을 담고 있으며, 인권 및 민주주의 원칙을 협정의 기반으로 명시하고 있다.
EU는 6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한 조처를 하지 않고 군사작전을 지속함으로써 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U가 이스라엘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는 점에서 시행 시 이스라엘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집행위 제안은 도덕적, 정치적으로 왜곡됐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같은 조치는 유럽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존을 위한 전쟁 한가운데에 있는 이스라엘은 유럽 우방들의 도움을 받아 계속 싸울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조치에는 그에 따른 대응이 있을 것이며, 그런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제안에 회원국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집행위 계획 시행에는 이사회에서 EU 인구 65% 이상을 차지하는 15개 회원국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집행위는 지난 7월에도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대한 EU 연구기금 수혜 중단을 제안했지만 독일, 이탈리아가 입장 표명을 미루면서 유야무야됐다.
아울러 집행위는 이날 이스라엘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극우 인사 2명,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약 10명에 대한 제재안도 이사회에 제출했다.
제재는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결이 보다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