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반떼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실용성을 중시한 소비자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지만, 경기 침체로 가성비 차량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아반떼 판매량은 7655대로 테슬라 모델Y(6683대)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아반떼가 월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기아 쏘렌토(6531대), 카니발(6031대), 스포티지(5755대) 등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목적차(MPV) 모델도 제쳤다.
구매는 50대가 주도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8월 아반떼 개인 구매자 가운데 50대 남성이 5257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도 408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20대 남성(3721명), 60대 남성(3214명), 30대 여성(2634명) 순이었다.
이는 아반떼가 가진 가성비와 관련이 깊다.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는 가솔린 모델이 2034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2523만 원부터 시작한다. 한 등급 높은 쏘나타급 편의사양을 갖추면서도 연비는 리터(L)당 15.0㎞(가솔린), 21.1㎞(하이브리드)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경기 위축과 연결 짓는 분석도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내수 신차 평균 판매가는 2020년 3984만원에서 지난해 5050만원으로 26.8% 상승했다. 반면에 2020년 4분기 실질 소득은 515만652원에서 지난해 4분기 554만6756원으로 7.7% 증가에 그쳤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경기가 침체되고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저가 차량 구매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자동차 내수시장이 정체될 조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