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살해범, 자수 전 경찰 총에 맞을까 두려워해"
지역 보안관 "로빈슨, 집에 경찰특공대 오길 원치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의 강성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타일러 로빈슨(22)이 자수 전에 경찰특공대로부터 총격을 당할까봐 걱정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타주 워싱턴 카운티 보안관인 네이트 브룩스비는 로빈슨이 사건 하루만인 11일 부모와 함께 자수를 하러 보안관 사무실에 나타났을 당시 로빈슨이 조용하고 침울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 보안관은 "그는 부모의 집이나 자신의 아파트에 대규모 경찰특공대(SWAT)가 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면서 "그는 법 집행관에게 총격당할까 봐 정말로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이 보안관은 로빈슨 체포 과정에 관여했다.
그는 은퇴한 형사이기도 한 로빈슨 가족의 한 지인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커크 살해범의 신원을 알고 있으며 자수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브룩스비 보안관은 로빈슨이 유타주 남서부의 외딴 지역에 있으며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그로부터 한 시간 후에 로빈슨이 보안관 사무실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로빈슨이 자신이 체포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자수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출두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타일러 로빈슨은 지난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 찰리 커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방침이다.
로빈슨은 행사장에서 약 18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으로 단 한 발만 발사해 커크를 살해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로빈슨은 사건 당일 룸메이트에게 자신이 커크를 살해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범행 이유와 관련해서는 "난 그의 증오(hatred)에 질렸다. 어떤 증오는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우파 활동가다. 미국 내 좌우 '문화전쟁'에 깊이 관여하면서 미국의 강성 우파를 대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