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런던 윈저성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샛노란 드레스를 입고 나와 시선을 집중시켰다.
멜라니아는 이날 긴 소매에 어깨가 드러난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만찬장인 윈저성 세인트 조지홀에 등장했다. 전날 하루 종일 챙이 넓은 보라색 모자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허리에는 영국 왕실 인사들이 어깨에 착용하는 파란 띠를 떠올리게 하는 옅은 보라색 벨트를 둘렀다.
멜라니아가 입은 드레스는 미국 브랜드인 캐롤리나 헤레라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재클린 오나시스, 로라 부시, 미셸 오바마 등 미국의 역대 영부인들이 즐겨 입는 드레스로 알려져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멜라니아가 너무나 밝은 노란색을 입고 나타나, 다른 손님들이 선글라스를 낀다고 해도 이해될 만큼 모든 시선을 집중시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황금 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반영한 복장이었다”고 평가했다.
멜라니아는 뿐만 아니라 영국 브랜드인 마놀로 블라닉의 힐을 신어 미국과 영국의 패션을 조화롭게 섞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멜라니아는 전날 런던에 도착할 때도 발끝까지 내려오는 영국 브랜드 버버리의 트렌치 코트를 무도회 드레스처럼 착용했다.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국경을 넘는 협력이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지를 은근히 상키시키는 대목으로, 관세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NYT는 짚었다.
캐서린 영국 왕세자비도 이날 만찬에 영국 디자이너 필리파 레프리의 금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평소 애용하는 조지 5세 부인인 메리 왕비의 티아라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전날 윈저성에서 마중 나온 캐서린과 악수하며 “정말 아름답다”고 연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다시 한 번 “캐서린 전하의 그토록 빛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뵙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18일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서 멜라니아에게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제작한 실크 스카프를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프에는 런던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가족·반려 동물과 다시 만나거나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평소 아동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멜라니아는 지난달 16일 알래스카로 날아간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러시아 강제 이송을 우려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보다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기 위한 영국 측의 선물”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