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한국 유일의 남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HL 안양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산 10번째 정상 정복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백지선 감독이 지휘하는 HL 안양은 19일 일본으로 출국, 20일부터 닛코 아이스벅스를 상대로 2025-202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개막 시리즈 원정 3연전을 치른다. HL, 안양은 20일 오후 2시 기리후리 아레나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르고 2, 3차전은 21일과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HL 안양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최고 명문이다. 리그 최다인 9차례 챔피언(2010, 2011, 2016, 2017, 2018, 2020, 2023, 2024, 2025) 타이틀을 차지했고, 특히 최근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플레이오프 챔피언)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전인미답의 4연속 통합 우승과 통산 10번째 챔피언 등극을 이뤄낸다는 것이 2025~2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개막을 맞는 HL 안양의 각오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우승 후 팀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른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년간 ‘HL 수호신’으로 군림한 골리 맷 달튼, ‘평창 올림픽 멤버’인 이영준, 박진규(이상 포워드), 김원준(디펜스) 등이 은퇴했고 지효석, 유범석(이상 디펜스)은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팀을 떠났다.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에도 불구, HL 안양 선수단은 V10 도전에 강한 의욕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통산 9차례 정상에 오르며 체득한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가 확실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코비드 19 팬데믹으로 2년 2개월간 중단된 끝에 2022년 9월 재개됐다. ‘팬데믹 휴식기’ 동안 실전은커녕 훈련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HL 안양은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HL 안양은 이 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세 시즌 내리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이주형(27), 김건우(26), 강민완(25), 배상호(24), 김성재(24. 이상 포워드), 남희두, 오인교(이상 28. 디펜스) 등 ‘세대교체 기수’들이 괄목상대할 발전을 보이며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어떤 위기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위닝 멘탈리티’도 장착됐다. 이들은 올 시즌 4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HL 안양의 전력 중추로 팀내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달튼이 떠난 주전 수문장 자리에는 이연승(30)이 투입된다. 신인 이남규(23)는 이연승의 백업을 맡는다.
2023~24 시즌 3경기 출전에 불과했던 이연승은 지난 시즌 16경기에 나서 경기당 실점률(GAA) 2.20, 세이브성공률(SVSP) 0.910을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셧아웃(무실점 승리)도 세 차례나 기록했다.
백지선 감독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우리를 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HL 안양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고, 21명 모두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특히 투지와 자신감 등 선수들의 정신적인 준비는 내가 팀을 맡은 이후 최고 수준이다. 21명 선수들의 개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하는 것이 HL 안양의 멘탈리티”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까지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429경기에서 534포인트(138G-396A)를 수확한 김상욱은 오바라 다이스케(은퇴)의 최다 포인트(572) 기록 경신을 노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2경기에서 14골 27어시스트를 올리며 MVP를 수상하는 등 기복 없는 페이스를 고려하면 올 시즌 대기록 수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9년 데뷔,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446경기(54골 156어시스트)에 출전한 이돈구는 김동환(은퇴)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선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최다 출전 기록(450경기)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소화하며 14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돈구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다음달 5일 HL 안양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그릿츠와의 시즌 5차전 홈 경기에서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5-202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HL 안양과 일본 5개팀(레드이글스 홋카이도, 닛코 아이스벅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요코하마 그릿츠, 고베 스타즈)이 참가해 팀당 40경기의 정규리그를 치른 후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로 챔피언을 가린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