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8일 ‘통일교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에서 통일교 신도로 추정되는 국민의힘 당원 12만명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의원·당직자들과 7시간 대치한 끝에 중단했다. 이어 오후 6시쯤부터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업체를 약 4시간 32분간 압수수색한 끝에 통일교 교인으로 보이는 12만명의 국민의힘 당원 명단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는 특검팀이 국민의힘 당원 명부와의 대조 작업을 위해 가져간 통일교 전체 신도 명단 약 120만명의 10%에 이르는 숫자라고 한다.
현장에서 압수수색에 입회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동명이인 등을 걸러내면 실제 규모는 크게 줄 것”이라며 “전당대회 집단 가입 의혹과 무관한 당원 명단까지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도 “검증을 해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가 당시 당 대표 후보였던 권성동 의원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키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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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업체도 압수수색…"임의제출 위한 협조 요청"
앞서 특검팀이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엔 당원 집단 가입 의혹에 대해 정치자금법 및 정당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의 형식을 띠지만 국민의힘으로부터 자료를 임의제출받기 위해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며 “당원 DB(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의해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이터를 추출해서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 측은 영장에 기재된 대로 (당원 명부를) 뽑아서 비교한 다음에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의힘 전체 당원 명단을 압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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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은 무엇입니까" 묻자 "변함없이 권"
특검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 관련자 조사를 통해 2022년 말부터 통일교 차원의 조직적인 당원 가입 계획이 추진된 정황을 확보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윤 전 본부장을 만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요청하고, 이같은 계획이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된 이후 입당 원서 등이 조직적으로 배포됐다는 게 특검팀이 의심하는 지점이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 교인들의 당원 가입을 유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엔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지원이) 필요한가요”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장했다. 다만 당시 권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자 통일교 측의 지원 대상은 김기현 의원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