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다. 노르망디 바위섬에 들어선 중세 시대 성(城)과 고딕 성당의 모습이 압도적이다. 한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파리에서 한인 여행사의 당일치기 버스 투어를 이용해 몽생미셸을 다녀온다. 가성비가 좋다지만, 일타강사는 권하지 않는다. 대신 1박2일 기차 여행을 추천한다. 일타강사가 직접 다녀온 여행법을 제안한다.
당일치기론 20시간 강행군 투어
몽생미셸 당일치기 버스투어를 말리는 이유부터 설명한다. 한인 여행사 일정은 하루 이동 거리가 850㎞, 총 여행 시간이 20시간에 달한다. 새벽 4시께 출발해 이튿날 자정 너머 돌아오는 강행군 일정이다. 피곤할뿐더러 안전이 우려스럽다. 또 하나. 일정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몽생미셸 야경이 예전만 못하다. 2022년 프랑스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따라 섬 전체 조도를 확 낮춘 까닭이다.
오전 7시 30분 파리 몽파르나스(Montparnasse) 역에서 몽생미셸 가는 기차를 탔다. 이동 시간은 3시간 50분. 급행열차(TGV)가 아니었으나 지루하지는 않았다. 노르망디의 전원 풍경이 영화처럼 차창에 어른거렸다. 퐁토르송 몽생미셸(Pontorson Mont st michel) 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탔다. 정오께 몽생미셸에 도착했다.
돌산을 두른 웅장한 성벽과 뾰족한 고딕 교회 첨탑이 어우러진 풍경은 ‘바다 위 피라미드’라는 수식어 그대로였다. 몽생미셸은 육지에서 약 500m 떨어진 갯벌 위 바위섬이다. 과거에는 간조 때만 길이 열렸지만, 지금은 제방 도로가 깔려 언제든 드나들 수 있다.
점심부터 먹었다. ‘갯벌 뷰’ 식당에서 노르망디의 명물 양 갈비를 주문했다. 이 지역의 양은 갯벌에서 방목해 염생식물이 먹이란다. 육질 부드러운 고기가 애플 사이다와 잘 어울렸다.
프랑스 첫 유네스코 세계유산
배도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몽생미셸을 둘러볼 시간이다. 식당과 기념품점이 밀집한 성 아랫마을은 인파로 미어터질 듯했다. 그럴 수밖에. 면적 0.97㎢에 불과한 섬 방문객이 연 250만~300만명을 헤아린다. 섬 외곽을 두른 성벽으로 빠져나왔다. 동쪽 탑에 서서 물골 파인 갯벌과 가없는 노르망디 평원을 바라봤다. 맨발로 갯벌을 걷는 사람도 많았다.
섬 정상(92m)에 자리한 수도원에 올라갔다. 한국어 기능이 탑재된 태블릿을 빌려 해설을 들었다. 섬의 사연이 퍽 흥미로웠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이다. 708년 이 지역 주교였던 오베르가 꿈에 나타난 미카엘 천사의 명령에 따라 작은 교회를 지었고, 이후 수도원도 들어섰다.
몽생미셸은 예부터 유명한 가톨릭 순례지였지만, 다른 용도로도 쓰였다. 백년전쟁 때는 난공불락의 요새, 프랑스혁명 시절에는 감옥 역할을 했다. 몽생미셸은 1979년 프랑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에서 약 5시간을 머물렀다.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여유롭게 바다를 내다보며 에스프레소도 마셨다. 야경을 못 봤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여행정보=파리에서 몽생미셸 가는 열차는 6~8월 거의 매일 운행한다. 다른 계절에는 금~일요일에만 다닌다. 유럽 철도 배급사 ‘레일유럽’ 홈페이지나 마이리얼트립·와그 같은 온라인 여행사에서 기차표를 살 수 있다. 몽생미셸을 여행한 뒤에는 버스로 50분 거리의 렌(Rennes)에서 묵길 권한다. 파리까지 1시간 30분 만에 가는 TGV가 다니고, 브르타뉴 지방의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여행 일타강사가 프랑스 개별여행을 위한 필살기를 공개합니다.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이용 꿀팁부터 파리의 최신 맛집과 빵집 공략법, 럭셔리 브랜드 쇼핑 노하우, 남프랑스 지역 자동차 여행 팁까지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