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명문 벤피카는 1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2026-2027시즌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에는 2025-2026시즌 종료 직후 10일 안에 연장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 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사실상 벤피카가 무리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건 셈이다.
영국 ‘BBC’도 즉각 반응했다. “무리뉴 감독이 25년 만에 벤피카 지휘봉을 잡았다. 포르투갈에서 존경받는 지도자의 귀환은 환영과 동시에 위험이 따른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무리뉴는 2000년 벤피카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지만 불과 11경기(6승 3무 2패) 만에 사임했다. 이제야 본격적인 2막이 열렸다.
무리뉴의 커리어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UEFA컵·유로파리그·컨퍼런스리그 제패, 8차례 리그 정상, 총 11개 구단 지휘. 포르투에서 유럽을 제패했고, 인터밀란에서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첼시,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세계적인 구단들도 그의 지도 아래 우승을 경험했다.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은 그냥 붙은 게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다. 그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첼시를 이끌던 2014-2015시즌. 벌써 10년이 흘렀다. 이후 로마, 토트넘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남기긴 했지만 전성기 시절의 폭발력과 카리스마는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르투갈 현지 분위기는 뜨겁다.
‘CNN 포르투갈’의 주앙 페드루 오카 기자는 “포르투갈엔 상징적인 지도자가 부족했다. 무리뉴의 귀환은 모두가 예상한 일이었다. 언젠가는 벤피카로, 나아가 대표팀으로 돌아올 운명이었다”고까지 말했다. 그만큼 무리뉴는 포르투갈 축구에서 특별한 존재다. 팬들 입장에서는 단순한 감독 이상의 인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귀환이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일 수는 없다. 포르투갈 매체 ‘엑스프레소’의 디오구 폼부 기자는 “그는 포르투갈에서 소중한 인물이다. 하지만 전성기의 무리뉴는 이미 오래 지났다. 최근 몇 년간 갈등적인 스타일도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피카에서 11경기를 지휘했을 뿐이지만 팬들의 기억 속엔 사랑받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떠날 때 불공정하게 대우받았다는 감정도 함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벤피카는 오는 10월 25일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클럽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무리뉴의 복귀가 오히려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2세 무리뉴는 다시 고향 무대에 섰다. 과거와 달리 부담은 더 크고 환경은 훨씬 복잡하다. 화려한 귀환이 될지, 아니면 위험한 도전으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그의 복귀가 포르투갈 축구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