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리버풀팬의 비매너가 논란이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퇴장 소동이 더해지며 유럽 축구 전체를 흔들고 있다.
사건은 18일(한국시간)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에서 발생했다. 이날 아틀레티코는 리버풀을 상대로 2-3으로 패했다. 문제는 경기 막판, 버질 반 다이크가 결승골을 터뜨린 직후였다. 흥분한 아틀레티코 코칭스태프 일부가 관중석 쪽으로 침을 뱉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영국 BBC는 “이 장면 이후 시메오네 감독마저 격분해 관중과 말싸움을 벌였다. 결국 주심은 그 자리에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시메오네지만, 벤치와 팬석이 뒤엉킨 상황에서 그의 격렬한 몸짓과 고성이 더해지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행동을 해명했다. 그는 “감독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모욕적인 언사가 나오면 차분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 번째 골이 터진 직후 한 팬이 내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 나도 인간이기에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다만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겠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 풀 수는 없다.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메오네의 발언은 단순한 경기 내 감정 폭발이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동시에 감독으로서 자제력을 잃은 모습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틀레티코 구단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구단은 즉각 자체 조사를 개시하며 “코칭스태프의 행동이 실제로 부적절했는지 확인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시메오네 감독의 퇴장에 그치지 않고, 코칭스태프까지 조사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UEFA 역시 사건을 좌시하지 않는다. 경기 보고서와 영상 자료를 모두 검토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리버풀 구단도 CCTV와 증거 자료를 UEFA에 제출하기로 했다. 증거가 쌓일수록, 아틀레티코와 시메오네를 향한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기 중 발생한 충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감독과 팬 사이의 갈등, 그리고 유럽 무대에서 끊임없이 재발하는 인종차별 논란까지 한 번에 폭발했기 때문이다. 축구계에서는 “아틀레티코의 이번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유럽 축구의 고질적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심은 향후 징계 수위에 쏠린다. 시메오네의 퇴장 사유가 단순히 팬과의 말싸움인지,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대응인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코칭스태프의 ‘침 뱉기 장면’이 실제로 의도된 행동으로 판명된다면 UEFA의 징계는 상당히 무거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