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드디어 그림이 완성됐다. 리오넬 메시(38, 인터 마이애미)의 재계약이 임박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손흥민(LAFC)과 메시라는 두 글로벌 슈퍼스타의 맞대결을 본격적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8일(한국시간)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가 장기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협상은 세부 조율 단계이며, MLS 사무국 승인만 거치면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모든 절차가 끝났다는 의미다. 이미 메시와 마이애미 구단 모두 재계약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만큼, 이번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메시는 지난 2023년 여름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했다. 당시 계약은 2년 6개월. 하지만 합류 직후부터 팀의 위상을 단숨에 바꿔 놓았다. 데뷔 시즌 리그스컵 우승으로 구단 역사상 첫 트로피를 안겼고, 이듬해에는 서포터스 실드(정규리그 우승)까지 들어 올렸다. 마이애미는 메시 합류 전까지만 해도 MLS 중하위권에 머물던 팀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리그의 중심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2025시즌 들어서도 메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MLS, 리그스컵, 콘카카프 챔피언스컵, 클럽월드컵 등 총 36경기에서 28골 14도움. 경기력을 넘어 관중 동원, 미디어 주목도, 글로벌 흥행 효과까지 메시의 가치는 리그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르헤 마스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 역시 “우리 목표는 메시가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그가 편안하게 은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못 박았다. 재계약이 공식화되면 메시의 MLS 생활은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건 손흥민의 존재다.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 LAFC로 이적한 그는 불과 두 달 만에 리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데뷔 6경기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라운드 MVP에 선정됐고, A매치까지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손세이셔널’의 위용을 그대로 증명했다.
손흥민은 단순한 스타 영입이 아니었다. 유럽 정상 무대에서 통산 150골 이상을 기록한 검증된 공격수가 MLS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컸다. 그는 데뷔 직후부터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며 리그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공격 전개 속도, 폭발적인 스피드, 양발 슈팅 능력까지, 손흥민의 무기는 미국 무대에서도 여전히 통한다.
이제 MLS는 세계적인 슈퍼스타 두 명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메시가 경험과 상징성을 대표한다면, 손흥민은 절정의 기량과 폭발적인 득점력을 무기로 한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팀의 절대적인 에이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메시가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이자 마무리까지 겸하는 존재라면, 손흥민은 공간을 파고들어 단번에 경기를 바꾸는 ‘킬러’다.
지리적으로도 그림은 완벽하다. 동부 컨퍼런스에는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 서부 컨퍼런스에는 손흥민의 LAFC. 두 스타가 리그 양쪽을 양분하며 MLS의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낸다. 리그 사무국 입장에서도 이보다 더 좋은 흥행 카드가 있을 수 없다.
MLS 관계자들은 “손흥민 합류와 메시 재계약은 리그 성장의 결정적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손흥민의 이적 이후 한국과 아시아권 시청률은 급등했다. 메시가 북미와 남미 시장을 단단히 묶었다면, 손흥민은 아시아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MLS는 단숨에 글로벌 무대의 주목을 받는 리그로 성장했다.
문제는 체력과 시간이다. 메시가 여전히 월드클래스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어느덧 38세. 언제까지 정상급 기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반면 손흥민은 만 33세로 여전히 전성기다. 최소 2~3년은 MLS를 지배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두 슈퍼스타의 커리어 궤적이 교차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 그리고 그 무대가 MLS라는 사실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메시의 재계약이 공식화되면, MLS는 본격적으로 ‘메시 대 손흥민’ 구도를 내세울 수 있다. 동·서부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의 대결은 리그 전체 일정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경기로 자리 잡을 것이다. 팬들은 더 이상 유럽 무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미국에서, 그것도 MLS에서 손흥민과 메시의 맞대결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메시. 서로 다른 대륙에서 온 두 슈퍼스타가 이제 MLS라는 무대에서 격돌한다. 남미의 전설과 아시아의 아이콘, 세계 축구사를 바꾼 이름들이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그려낸다. 이들의 맞대결은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MLS의 상징, 리그 흥행의 핵심, 그리고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