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포르투갈 명문 SL 벤피카 지휘봉을 잡은 주제 무리뉴 감독(62)이 과거 자신이 이끌었던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를 공개 비판했다.
벤피카는 1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2026-2027시즌 종료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단, 2025-2026시즌 마지막 공식 경기 종료 10일 안에 상호 합의 시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무리뉴 감독의 벤피카 복귀는 25년 만이다. 그는 2000년 9월 루이스 반 할 감독의 뒤를 이어 처음 벤피카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구단 내부 혼란과 갈등 속에 불과 11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그 후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거치며 수많은 우승을 쌓았다. 특히 포르투 시절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컵 대회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며 역사적인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때부터 그는 ‘우승 청부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이 이어졌다. 2019년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지나친 역습 전술과 손흥민·해리 케인 의존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약 1년 반 만에 경질되며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무관에 그친 팀이 됐다.
[사진]OSEN DB.
이후 그는 AS 로마로 옮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성적 기복과 잡음은 있었지만 최소한 체면은 지켰다. 그러나 최근에는 페네르바체에서 고전했다. 갈라타사라이와의 맞대결에서 연패를 당하며 무관에 머물렀고,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한 달 전 벤피카와의 플레이오프 패배 끝에 해임됐고, 아이러니하게도 곧바로 벤피카 지휘봉을 잡게 됐다.
벤피카 취임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은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비난했다. 그는 “내 커리어는 여러 나라에서 최고 수준 클럽들을 지휘해 온 화려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도 있었다. 후회는 없지만 페네르바체는 실수였다”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문화적 수준도, 축구적 수준도 내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벤피카를 맡은 건 내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세계적인 클럽을 지휘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벤피카만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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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저격’은 낯설지 않다. 토트넘도 여러 차례 공격 대상이 됐다.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을 단 이틀 앞두고 경질된 것이 이유였다. 토트넘은 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무리뉴 감독은 이후로도 “내가 간 모든 클럽에서 우승했다. 토트넘만 예외였다”라며 비아냥을 던졌다. 또 과거 팟캐스트에서는 “트로피 진열장이 텅 빈 팀이 결승전 이틀 전에 날 자른 건 웃긴 일”이라고 조롱했다.
무리뉴 감독은 벤피카 복귀와 동시에 또 한 번 독설을 터뜨렸다. 화려했던 ‘우승 청부사’의 명성보다 최근의 날 선 발언이 더 크게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