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깜짝 소식이다. '1억 유로의 사나이' 미하일로 무드리크(23, 첼시)가 축구화를 벗고 육상 선수로 변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풋볼 런던'은 20일(한국시간) "첼시 스타 무드리크는 도핑 출장 정지 징계로 급격한 커리어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표로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단거리 스프린터로 출전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무드리크는 도핑 혐의로 축구장을 떠난 상태다. 그는 지난해 11월 하이덴하임과 경기에 출전한 뒤로는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금지 약물인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 작년 12월 첼시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정기적인 소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발견하고 무드리크에게 연락했음을 확인했다. 구단과 무드리크는 FA의 약물 검사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다른 선수들도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있다"라고 알렸다.
[사진]OSEN DB.
무드리크가 2024년 10월 말 제출한 샘플 A에서 멜도니움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멜도니움은 동유럽에서 개발된 약물로 신체능력 향상 효과가 있기에 일부 선수들이 복용했지만, 2016년부터 금지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의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가 2016년에 멜도니움을 복용했다가 적발돼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다.
논란이 일자 무드리크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첼시는 "무드리크는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고 단호히 확인했다. 이제 그와 구단은 관련 당국과 협력해 이상 소견의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추가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덧 9개월이 흘렀지만, 무드리크는 여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다. 그는 첼시 훈련장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무드리크는 유죄 판결을 받을 시 최대 4년에 달하는 출전 금지 중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무드리크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까지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팔킨 샤흐타르 도네츠크 CEO에 따르면 그는 대체 자신이 왜 도핑 테스트에 적발됐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억울함을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들과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
[사진]OSEN DB.
그런 가운데 믿기 어려운 소식이 들려왔다. 무드리크가 축구화를 벗고 스파이크화를 신으려 하고 있다는 것. 스페인 '마르카'는 "첼시는 무드리크를 영입하며 1억 유로(약 1643억 원)를 지출했지만, 이제 그는 축구 대신 육상으로 종목을 바꿔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무드리크는 축구공 대신 스파이크를 선택했다"라며 "프리미어리그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그는 전직 올림픽 선수들의 지도 아래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단거리 육상팀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전통의 육상 강국인 우크라이나에서도 무드리크의 체적 잠재력은 눈여겨볼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무드리크가 정말로 육상 선수로서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르카는 "무드리크가 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을 거다. 그는 세계 육상 연맹의 최소 요건을 충족하고, 2027년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무드리크는 이전부터 엄청난 스피드로 주목받아 왔다. 풋볼 런던은 "무드리크가 스프린터가 되고 싶어 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인 폭발적인 속도는 첼시 데뷔전부터 분명히 드러났다. 당시 무드리크는 36.63km/h에 달하는 놀라운 순간 속도로 신기록을 세웠고, 다음 시즌에도 순간 속도 35.79km/h를 기록했다"라고 짚었다.
[사진]OSEN DB.
무드리크는 한때 우크라이나를 넘어 온 유럽에서 주목받는 ��은 재능이었다. 그는 샤흐타르 시절 맹활약을 펼치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23년 1월 첼시에 합류했다. 당시 첼시는 아스날과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려 1억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를 투자했다.
하지만 첼시 유니폼을 입은 무드리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정확한 마무리와 아쉬운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실망만 안겼다. 첫 시즌 후반기 성적은 고작 15경기 2도움. 당시 첼시 임시 감독을 맡았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무드리크는 축구를 모른다'라고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엔조 마레스카 감독도 무드리크가 전술적 지시를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리그 성적은 7경기 0골 0도움. 선발 출전은 단 1번밖에 없었다. 그나마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서는 3골 3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금지 약물 양성 반응으로 모든 게 멈췄다. 만약 무드리크가 중징계를 받으면 첼시 측에선 상호 해지를 택할 수 있지만, 아직 계약 기간이 5년 넘게 더 남아있다. 그에게 주급 97000파운드(약 1억 8400만 원)를 지불 중인 첼시로서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 첼시로서는 무드리크가 먼저 육상 선수로 전향하겠다며 팀을 떠나주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