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러시아가 19∼20일(현지시간) 밤사이 우크라이나에 드론과 미사일 공습을 퍼부으면서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순항·탄도 미사일 40발과 드론 약 580대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드니프로, 미콜라이우, 체르니히우, 자포리자, 폴타바, 키이우, 오데사, 수미, 하르키우 등의 기반 시설과 주거지역, 민간 기업 등이 공습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드니프로에서는 집속탄을 장착한 미사일이 아파트 건물을 직접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밤 공습에 따른 사망자가 3명, 부상자가 수십 명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드니프로에서 1명이 사망하고 최소 26명이 다쳤으며, 체르니히우와 흐멜니츠키 지역에서 두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공격은 군사적 필요가 아닌 민간인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 기반시설을 파괴하려는 러시아의 고의적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재는 생명을 구한다"며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방공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유엔 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협력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전보장의 바탕을 마련했으며,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 이를 위한 약속을 마무리하는 데 얼마나 근접했는지 평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계속되고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없다면 우리는 제재를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를 압박하겠다고도 했다.
또 양국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아동 관련 인도주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별도로 회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로스네프트가 운영하는 주요 제트 연료 제조업체인 노보쿠이비셰프스크 정유소와 사라토프의 다른 정유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dpa 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페도리셰프 사마라 주지사는 에너지 연료 부문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으나 피해 정도는 밝히지 않았다. 페도리셰프 주지사는 나중에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이날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이 러시아 공습을 받자 폴란드 군이 이에 대응해 군용기를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폴란드군 작전사령부는 엑스에 "우크라이나 서부의 표적을 공습하는 러시아 장거리 항공 활동으로 폴란드와 동맹군 항공기가 급파됐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공습이 멈춰 이 작전을 중단했다면서 "이 작전은 예방적이고 위협 지역 인근의 영공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지난 10일 러시아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를 위협받은 동맹국이 긴급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4조를 발동하고 공중 경계를 강화했다.
19일 오전에는 러시아군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텔레그램을 통해 자국 군용기가 비행하는 동안 합의된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고 에스토니아 영공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에스토니아는 이를 재반박했다.
에스토니아 국방부는 이날 엑스에 러시아 미그(MiG)-31 전투기 3대의 이동 경로를 표시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전투기는 핀란드만 상공을 날고 있었고 에스토니아 영공 안쪽 10㎞ 미만으로 들어와 발트해 연안 국경과 평행한 경로로 비행했다.
나토는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공 침범이 늘어남에 따라 튀르키예 정찰 시스템의 단기 배치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받아 헬기와 드론에 장착 가능한 튀르키예의 공중 정찰 시스템 장비를 갖추고 이르면 내주 관련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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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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