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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기 전까지 없었는데…" 한국 괴물을 더 키운 7년의 시간, 류현진에게도 커쇼는 큰 배움이었다

OSEN

2025.09.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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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캐치볼을 마치고 글러브를 맞대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캐치볼을 마치고 글러브를 맞대고 있다. /[email protected]


[OSEN=글랜데일(美애리조나),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류현진과 캐치볼을 한 뒤 미소짓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글랜데일(美애리조나),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류현진과 캐치볼을 한 뒤 미소짓고 있다. /[email protected]


[OSEN=수원, 이상학 기자] “아직 더 해도 되겠던데…”

사이영상 3회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당대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의 은퇴 선언에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38·한화 이글스)도 아쉬워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2019년까지 7년간 커쇼와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류현진은 우리나라에서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커쇼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지켜봤다. 

류현진은 지난 2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커쇼에 은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19일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공식 발표한 커쇼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상대로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4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2실점. 5회 첫 타자 라파엘 데버스를 루킹 삼진 처리하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갔고, 커쇼는 프레디 프리먼 등 동료 내야수들과 뜨겁게 포옹을 했다. 로버츠 감독과 악수를 나눈 뒤 공을 넘긴 커쇼는 5만3037명 홈 관중들과 동료 선수들의 쏟아지는 기립 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약 3분30초 동안 이어진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이날 류현진은 TV 중계로 커쇼의 투구를 지켜본 뒤 수원KT위즈파크에 왔다. 류현진은 “이왕이면 마지막에 승리투수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쉬웠다”면서도 “마지막 홈 게임에 그렇게 중간에 바뀌어서 많은 팬들한테 인사하고 내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아직 더 해도 되겠던데…은퇴 인터뷰를 보면서 ‘아쉽다. 10승도 하고 있고, 더 할 만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많이 아프고 그래서 그런지 은퇴가 더 아쉽다”며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커쇼의 은퇴에 헛헛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2년간 오프시즌 때 왼쪽 어깨 관절와상완 인대 및 관절낭 복구, 왼쪽 무릎과 엄지발가락 수술을 받으며 어렵게 현역 연장을 해온 커쇼는 올 시즌 21경기(106⅓이닝) 10승2패 평균자책점 3.55로 반등했다. 여전히 평균 이상 가는 투수이지만 18년 커리어를 스스로 끝냈다.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디비전시리즈 1차전 승리투수가 된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dreamer@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디비전시리즈 1차전 승리투수가 된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클레이튼 커쇼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분석표를 살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분석표를 살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류현진은 커쇼의 최전성기를 바로 옆에서 쭉 지켜봤다. 2013~2019년 7년간 커쇼는 196경기(1330⅔이닝) 108승37패 평균자책점 2.19 탈삼진 1490개로 활약하며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기록보다 류현진의 기억에 더 남은 것은 커쇼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노력이었다. 

류현진은 “대단한 선수다. 7년을 보는데 시즌 때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루틴대로 다 했다. 어쩌다 체력적으로 힘든 날도 있을 텐데 그걸 7년 동안 똑같이 하더라. 하루 쉬거나 그래도 되는데 그런 거 없이 정말 똑같이 7년간 하는 거 보고 ‘진짜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 위치에 있는데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떠올렸다. 

커쇼의 철저한 루틴은 류현진에게도 큰 배움이 됐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는데도 불펜 피칭하는 날, 웨이트하는 날 자기 운동을 순서 한 번 안 바꾸고 똑같이 하는 걸 보면서 저도 배웠다. 한국에 있을 때, 미국에 가기 전까지 그런 게 없었는데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며 지금 루틴을 만드는 데 있어 커쇼의 존재가 컸다고 털어놓았다. 

[OSEN=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박준형 기자] 7회말 이닝 종료 후 교체된 LA 다저스 류현진이 클레이튼 커쇼의 축하를 받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박준형 기자] 7회말 이닝 종료 후 교체된 LA 다저스 류현진이 클레이튼 커쇼의 축하를 받고 있다. / [email protected]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와 캐치볼을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와 캐치볼을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커쇼는 단순히 자기 것만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 최전성기에도 배움의 의지가 남달랐다. 지난해 5월8일 미국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커쇼는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류현진에게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대한 조언을 구하곤 했다.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커쇼가 매년 내게 체인지업을 물어봤지만 워낙 잘 던지는 투수라 체인지업은 던질 필요가 없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류현진은 “커쇼가 체인지업을 배우려 했던 게 맞다. 그런데 자기는 체인지업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 (구종 습득이) 다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라며 “그런데 나중에는 스플리터를 던지긴 하더라”고 떠올렸다. 체인지업을 끝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비슷한 구종인 스플리터를 올해 5.6% 비율로 던지고 있다. 전성기처럼 불같은 강속구는 없어도 커쇼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류현진이 가장 마지막으로 커쇼를 본 것은 2023년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그해 7월26일 LA 원정을 가서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 다저스 친정 식구들과 해후했고, 커쇼와도 투샷을 남겼다. 류현진은 “LA 방문했을 때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2년 전을 떠올리며 싱긋 웃었다. 두 전설적인 투수가 앞으로 언제, 또 어떤 모습으로 마주하게 될지 궁금하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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