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트럼프에 대화 제의…"美특사 만나 현안 논의하겠다"
"양국관계 평화적이어야" 서한 발송…유튜브, 마두로 계정 삭제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밀매의 주요 통로라는 미국의 주장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와 만나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와 다른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의 70%를 베네수엘라 당국이 차단·폐기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훼손해온 거짓을 함께 물리쳐야 한다. 양국 관계는 평화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보름 넘게 마두로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 제의는 미국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베네수엘라 인근에 병력을 배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 1정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등 8척의 군함을 파견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푸에르토리코에도 F-35 전투기 10대를 배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군사작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의 배후로 규정하고 5천만 달러(약 692억 원)의 현상금을 건 상태다.
마두로 대통령은 서한에서 자신이 마약 카르텔의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허위 정보"라면서 "무력 충돌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의 유튜브 계정이 접속 불가 상태가 됐다고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텔레수르가 전했다.
텔레수르는 "마두로 대통령의 계정이 어떠한 정당한 이유도 없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튜브 채널에 각종 연설 등을 게시했고, 2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유튜브는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 등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계정을 삭제하는 방침을 지니고 있다.
다만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은 마두로 대통령의 유튜브 계정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즉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일환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