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 정도면 토트넘 홋스퍼에 남는 게 나을 뻔했다.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난 양민혁(19)이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번엔 아예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포츠머스는 20일(한국시간) 영국 포츠머스의 프래튼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셰필드 웬즈데이에 0-2로 패했다. 순위는 12위까지 떨어졌다.
이날 포츠머스는 전반 12분 배리 배넌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5분 조지 브라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경기 막판까지 코너킥과 크로스를 통해 만회골을 노렸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양민혁은 다시 한번 출전이 불발됐다. 앞선 4경기에서 연달아 벤치만 지켰던 그는 이번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5경기 연속 양민혁을 외면한 존 무시뉴 포츠머스 감독이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양민혁은 올여름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자 토트넘을 떠나 포츠머스 임대를 택했다. 그러나 현실은 혹독하다. 그는 이적 초기엔 선발 기회도 받았지만, 벤치로 밀려난 뒤 이제는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를 앞두고 리치 휴즈 포츠머스 단장이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최근 그는 "양민혁은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아마도 프리시즌에서 (토트넘) 1군에서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어려웠을 거다. 이 때문에 조금 뒤처지게 됐다"라며 양민혁의 최근 결장 이유를 컨디션 부족에서 찾았다.
또한 휴즈 단장은 "지난 A매치 기간 함께했던 훈련은 양민혁에게 정말 좋았다. 그는 처음으로 집중 훈련을 할 수 있었고, 모두에게 자신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경쟁력을 보여줬다. 빠르게 날카로움을 되찾길 바란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양민혁이 곧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휴즈 단장은 "양민혁은 팀 안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고, 우리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는 기회를 얻을 거고, 모두에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다. 우리는 양민혁을 데려와서 기쁘다"라며 "다만 모든 포지션에 경쟁이 있고, 양민혁도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전술과 경기 흐름에 따라 기용 여부를 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을 명단 제외하며 마치 전력 외 선수처럼 취급하고 있다. 실전 경험이 소중한 시기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양민혁은 지난달 9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 FC전(1-0 승)에 교체 출전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나흘 뒤인 레딩 FC전(1-2 패)엔 선발로 출전했다. 그러나 레딩전에서 부진한 뒤로는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있다.
당시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을 향한 비판이 커지자 "양민혁은 경기 이틀 전부터 우리 팀과 함께했다. 그는 우리의 시스템도, 원하는 경기 방식도 잘 모른다"라며 "분명히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경기 방식과 시스템, 언론 적응에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과 선수들이 익숙한 방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내심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한 달 넘게 자취를 감추고 있는 양민혁.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포츠머스 임대를 택한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어차피 경기에 나서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토트넘에 남아서 훈련하는 게 나았을 정도다. 토트넘도 양민혁도 다가오는 1월 이적시장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