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방송, 2500달러 프린터도 뚝딱 팔아…中 쇼호스트 정체 [팩플]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이 라이브 커머스 현장에 빠르게 안착하며 글로벌 유통 판도를 바꾸고 있다. 향후 인플루언서 중심의 커머스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슨일이야

이커머스 분야에 버추얼 휴먼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건 중국이다. 타오바오, 핀둬둬 같은 플랫폼에서는 실제 사람처럼 말하고 상품을 소개하는 가상인간 아바타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방송을 이어가며 물티슈에서 프린터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시간에 제약이 있는 인간 판매원에 비해 버추얼 휴먼은 24시간 내내 일정한 톤과 태도를 유지하며 방송할 수 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다. 일부는 실제 판매원보다 안정적인 판매 성과를 내며 플랫폼 내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미국 IT 매체 와이어드의 지난달 2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용하는 버추얼 휴먼들은 주로 바이두의 영상 생성 모델과 딥시크의 대형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와이어드는 “중국 마케팅 회사 ‘플랫폼’(PLTFRM)은 현재 약 30여 개 아바타(버추얼휴먼)를 운영 중”이라며 “사무기기 제조 업체 브러더의 경우 두 시간 만에 버추얼 쇼호스트가 2500달러 상당 프린터를 팔았다. 도입 이후 전체 라이브 커머스 매출은 30%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어때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선호가 중국만큼 높지 않은 한국에선 버추얼 휴먼이 아직 본격 도입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 실시간 대화형 AI 기술 스타트업 클레온의 진승혁 대표는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라이브 방송을 켜놓고 할 일을 하는 등 라이브 커머스 시청이 생활 습관처럼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서도 조금씩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 있는 딥브레인 AI는 이달 초 이미지 한 장만 입력하면 버추얼 휴먼이 제품을 들고 사용하는 장면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딥브레인 AI 관계자는 “이미지 한 장이나 상세페이지 주소(URL)만 입력하면 영상을 자동생성해준다”며 “1인 사업자 등 소규모 셀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버추얼 쇼호스트를 이용해 스페인·포르투갈 패키지 여행상품을 판매했다. 인간 쇼호스트인 최유나 쇼호스트를 디지털화한 버추얼 쇼호스트는 기존에 촬영된 얼굴과 동작 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기술적 뒷받침은?

버추얼 휴먼의 라이브 커머스 활용은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빠르게 대중화 되지 못했다. 미리 입력된 멘트만 반복하거나 부자연스럽게 행동했기 때문. 그러다 생성 AI와 결합하면서 미리 입력된 멘트가 아니라 실시간 댓글에 맞춘 대응까지 가능해졌고, 비로소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와이어드는 “과거에는 표정이 어색하고 눈빛이 죽어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배경과 동작이 더 자연스러워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개선할 기술적 문제는 남아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 대응 등 복합 기능이 필요해 최근 유행하는 버추얼 아이돌보다 기술적으로 구현이 더 어렵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표정과 음성은 라이브커머스에서 몰입감과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라며 “현 단계 버추얼 휴먼은 감정 표현의 섬세함이 미흡해 미묘한 표정 변화나 복합 감정을 구현하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버추얼 휴먼이 사람 쇼호스트, 인플루언서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업계에선 오히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영향력이 큰 메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을 닮은 버추얼 휴먼을 제작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자본과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들은 버추얼 휴먼에 대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진승혁 대표는 “메가 인플루언서들은 얼굴·목소리를 활용한 버추얼 휴먼을 만들어 24시간 활동하게 할 수 있다”며 “심지어 다국어까지 지원하면 글로벌 영향력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주소창에 링크를 복사해 붙여넣으세요.

버추얼돌 인기는 알겠는데…그래서 돈은 어떻게 법니까
이것은 아이돌인가 애니메이션인가. 지상파 음악방송을 보다 웬 일본 만화풍 캐릭터들이 떼지어 나오는데 관객들이 열광하는 걸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면 주목. 가상 캐릭터를 내세운 버추얼 아이돌 산업은 일부 마니아층 팬덤을 넘어 이제 케이(K)팝 비즈니스의 든든한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음악방송 출연은 예사고, 올림픽 체조경기장, 고척돔 등 톱티어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티켓 완판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도대체 버추얼 아이돌이 뭐길래 이토록 뜨거운 걸까. 실물도 없는 버추얼 아이돌에 열광하게 되는 이유는. 자녀들과 버추얼 아이돌 대화 하다 사이버 가수 ‘아담’부터 떠올렸다면, 필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4389

직장 동료 모르게 1억 번다, 얼굴 없는 유튜버 되는 법
가끔 유튜브, 아프리카TV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보면 나도 저만큼 말도 잘 하고 콘텐트도 있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내 얼굴을 직접 드러내기 꺼려지는 것도 사실. 잘나가는 유튜버 중엔 과거가 드러나고 신상이 털리면서 낭패를 겪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럴 때 나를 대신할 수 있는 가상 캐릭터가 있다면 좀 더 부담 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지 않을까. 버튜버로 억대 부수입을 올리는 직장인들도 속속 나온다고 한다. 별도 장비를 살 필요 없이 노트북과 웹캠 하나만으로 버튜버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 여기에 모두 담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8588

권유진([email protected])